마흔한 번째 봄

Memory 9

by 햇님공원

과테말라에 온 지 어느덧 넉 달째.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며 사역을 돕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이곳은 늘 맑고 푸르다.

때문인지 계절의 변화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난 이 싱그러움이 참 좋다.


어느새 이곳에서 마흔한 번째 생일을 맞았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의 마음을 보내왔다.

필요한 곳에 쓰라며 용돈을 보내주는 이도 있었고,

함께 지내는 이들로부터 마음이 담긴 소중한 선물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선물들도,

오랜만에 온 반가운 연락들도 모두 고마웠지만,

무엇보다 고마운 건 그 안에 담긴 마음이었다.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감사하다는 말 밖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그런 하루였다.

낯선 땅에서 맞이한 생일이

이토록 따뜻하고 행복할 줄은 몰랐다.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으로 함께하던 아침과,

친한 사람들과 케이크에 촛불을 끄며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평범한 일상이 문득 그리워졌다.


그래도 괜찮았다.

지금 이곳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과테말라의 하늘 아래

마흔한 번째 생일을 맞았으니까.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하루를 선물로 받았으니까.


그렇게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계절을

조용히 지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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