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골드 미스인가?
너는 아직도 학교 다니니...
타인에 비해 학교도 직장도 제때 시작하지 못했다. 학교도 지방대여서 이런 멸시는 더 심했다. 한국에서 흔히 비교 잣대로 두는 나이에 맞게 뭔가 제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스물여덟, 사회에 나오다
남자들은 군대 때문에 그 때면 빠르게 시작한 나이지만 여자들은 또래보다 4-5년 늦은 셈이다. 방황하던 이십 대를 겪고 사회에 나왔는데 또래에 비해 경력은 없고 나이는 많다고 또 비교를 당했다.
“너는 골드 미스도 아니고 뭐냐?”
늦게 시작했는데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직장생활을 했다. 7년 차 즈음 대학 동기 한 명이 비꼬듯 말했다.
“너는 골드 미스도 아니고 뭐냐?”
당시 한창 골드 미스라는 단어가 유행할 때였는데, 드라마에서 그리는 30대 초중반의 사회에서도 안정된 직위와 커리어를 인정받고 돈도 제법 모아둔 싱글 여성을 의미했다.
바꾸어 보면 ‘커리어 우먼’이라는 단어 뒤에는 실력도, 운도, 돈도 있어야 그렇게 인정받을 수 있는 거였다.
“누나는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잖아요!”
태어나 처음으로 그 단어를 들어보니 기분이 묘했다.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놀라웠다. “에이, 무슨 소리야. 너야말로 최연소 팀장 달고 엄청 능력자잖아!”
서로 칭찬하며 훈훈하게 자리를 마무리했는데, 문득 과거 나를 비꼬던 친구와는 연락이 바로 끊었던 기억이 났다.
16년 차
가늘고 길게 가자. 늦게 시작했지만 그래서 쉬지 않았더니 그 사이 다른 사람들은 중간에 쉬거나 결혼을 하면서 경력 단절이 생겼다. 그렇게 달리는 속도가 뒤서거니 앞서거니 하더니 이제는 처음 스타트보다 빨라진 셈이 되었다.
커리어 우먼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 돌아보니 사회에 남아 있는 여성 중 절반 정도는 싱글이고, 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들이었다. 나보다 먼저 시작한 분들은 몇 년의 경험치가 더 있어서 그런지 사회생활의 노하우가 남달랐다.
막상 시간을 돌이켜 보니, 끊임없이 노력하고 생존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한 이에게 돌아간 수여 작위 같은 느낌이다.
커리어 우먼이고 아니고는 이제 중요치 않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 있을까.
위기는 늘 찾아오지만 항상 해결책을 찾는다면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