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미, 이상과 현실의 중립

내 꿈과 현실의 꿈

by 써니스타쉔
몽상적 이상주의자


10대의 자아는 아직 불완전했던 탓인지 공상과학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심취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공상과학소설 <달의 몰락>은 우주와 달, 그리고 지구의 관계를 파헤치게 했다.

자연과 대화하고 싶어 하던 감수성이 풍부했던 소녀는 나뭇잎이 떨어질 때마다 함께 눈물을 떨구었다.

모든 일련의 사건들이 소녀에겐 의미 있게 다가왔고 아주 작은 일에도 크게 반응하는 성격이 그녀에겐 버거운 삶의 무게로 다가왔다.



어리바리 몽상가


20대에는 대학생활 덕분인지 적절한 몽상과 현실의 타협점을 찾았던 것 같다. 아직 현실로 다가가기보다는 부모님의 지원 아래 영원히 남고 싶어 하며 사진작가의 꿈을 꾸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그녀의 십 년은 프로 아마추어 수준에 이르기는 했지만 프로가 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꿈을 버리기는 아까워 취재기자의 길을 택하며 사진에 대한 갈망을 놓지 않았다.



이성적 프로테스터


30대에는 남들보다 직장생활을 늦게 시작한 덕분인지 일에 몰입도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예스’를 외칠 때 ‘다름’을 주장하던 프로테스터의 기질을 보였다. 그런 태도를 유지하려다 보니 나의 주장이 먹히게 하고 싶은 욕망과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결합되어 ‘워커홀릭’이라는 별명을 십여 년 간 달고 살았다.

이런 여정 속에서 갑작스레 찾아왔던 아버지의 부고는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에고 파인더


아버지가 쓰러지시던 날이 가장 후회된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평범했던 일상, 전날 야근으로 피곤했다던 이유로 아침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부모님께 더 자고 싶다며 짜증을 부렸다. 어머니는 부엌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셨고 나는 침대에 뒹굴고 있었다.

“쿵”

정말 갑자기 난 소리에 안방으로 가보니 아버지께서 쓰러져 있었다. 입에 흰 거품을 문 채로.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인 것이었던 걸까. 의사 파업으로 수술을 잡기가 힘들었고, 쓰러진 후 6시간 후에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이미 뇌 속에 피가 90% 이상 장악한 상태였다.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던 아버지.


아버지는 눈만 힘겹게 깜빡일 수 있었다. 눈 하나로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아버지의 부고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결혼한 동생은 자신의 가족이 있어서인지 어머니 모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면에는 잘못된 투자로 땡전 한 푼은커녕 오히려 빚더미에 앉게 된 어머니와 내가 마치 버러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고 오히려 바닥보다 더 깊은 늪에 빠져보고 나니 오히려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주변의 불필요한 관계도 정리했다.


원래 내 것이 아닌 것에 미련을 두지 말자.


부모님 것은 원래 내 것이 아니고 원래 실체를 보지 못한 것이니 미련도 아쉬움도 없었다.

빠득빠득 일을 했지만 아버지 죽음을 극복하기까지는 5년여의 세월이 필요했다.


일하는 속에서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내가 이렇게까지 닮았었나라는 반문을 자꾸 하게 된다.


아버지를 하늘로 보내고 나서 내 인생의 최우선 순위는 어머니가 되었다. 인생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더라도 어머니마저 갑작스럽게 보낸다면 내 인생은 너무 서글퍼질 것 같았다.


홀로 남은 어머니와 나. 동생들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기에 어머니께서도 기댈 곳이 나 밖에 없었다.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가까운 사람을 잃고 나니 나에 대한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 안정 추구


무엇인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고,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싶다.


1. 브런치 글쓰기

2. 내 브랜드 만들기

3. 운동(필라테스) 꾸준히 하기

4. 건강을 위한 관리

5. 가족과 지인들과의 건강한 관계 유지



한 인생의 흐름은 항상 똑같지 않고 환경과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며 변화하는 것 같다. 지금의 나는 현실 안정 추구형일 수도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항상 삶은 흘러가며 여러 가지 형태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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