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2
12년째 회사생활. 어째 매 년 뒷통수가 얼얼한걸까. 모르면서도 당하고,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물론, 올해도 당했다. 심지어 웃는 낯으로 일격을 당해 웃으면서 울었다. 슬프지도 짜증나지도 않았는데, 또 믿어버린 내 자신이 너무 멍청해서 화가 났다. 사탕발림에 꾀여 내가 이 조직을 또 믿어버렸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나는 어이가 없어 울면서 웃었다.
왜 아직도 눈물이 날까. 왜 또 눈물부터 날까. 감정조절도 안되고 표정관리도 안된다. 만사 무덤덤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다짐도 하고 등산도 하고 별거별거 다 했는데 왜 아직도 눈물하나 컨트롤 하지 못하는 걸까. 쪼렙이다. 광기어리게 울고웃고 웃고울고 나와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모니터 보고 있는데 후배가 쪽지를 보냈다. '옆에서 보니까 선배 눈 이래 3.3' 아 선배찌질이가 되었다. 미쳐버리겠네.
칭찬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누군가 나에 대해 물었을 때 '사람 좋아', '어, 일 잘 해'란 말을 듣고 싶었고, 그 둘 중에서도 '일 잘 해'란 말이 먼저 나왔으면 했다. 쏘패, 싸패, 또라이, 이상해 이것만 아니어도 뭐 감사..여기는 친목터가 아니라 일터니까.
그런데 이제는 맘처럼 되지도 않을 거 그냥 욕심을 다 버리고 그냥 막 제 멋대로 살까도 싶다. 나만 아둥바둥 오바쌈바 사는 느낌도 별로고, 저렇게 살아도 별 타격도 없던데 굳이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애초를 기대를 갖게 한 내가 바보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지금 사고프로세스 중 어디 하나가 크게 고장나긴 한 거 같다.
복세편살 나씨나길. 오늘도 염불처럼 외워본다.
다른 사람들은 회사를 어떻게 다니고 있나.
누가 나한테 팁 좀 줬으면. ㅎ 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