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강의하는, 안전교육지도사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실컷 하고, 돈도 벌고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

"배워두면 써먹을 때가 있겠지!" 안전교육지도사 양성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바로 '써먹을 생각' 때문이었죠. 책놀이를 시작하고 어린이집과 교류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린이집 같은 기관에서, 꼭 필요한 수업은 뭐가 있을까 궁금해졌어요.


어린이집이나 학교 같은 교육기관은 '안전교육'이 필수 교육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해진 이수 시간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수요가 있는 교육시장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고 얼마 후, 도서관에 갔더니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안전교육지도사 양성과정'이 열린다는 공문을 보았습니다. '바로 이거네!' 싶어서 냉큼 신청했죠. 그렇게 자격증을 취득했고, 재능기부 수업을 통해 안전교육강사로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을 마주했을 때, 찾아온 기회

그런데 막상 현장에 나가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어요. '안전교육'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교육기관들은 검증된 교육자료를 활용해 담임교사가 자체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있었거든요. 굳이 추가적으로 예산을 들여,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지역활동가에게 강사비까지 주고 '안전교육'을 들을 필요가 없었죠.


수요만큼이나, 이미 공급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아, 자격증 딴 것만으로는 부족하구나." 우리가 이미 '돈' 안 쓰고 '안전교육'을 잘하고 있는 기관에 가서 '안전교육'을 대신하려면, '돈' 안 받고 '안전교육'을 제공하는 방법뿐이었죠. 마침 활동가로서 경험을 쌓기 위해 재능기부를 시작했고, 덕분에 학교 현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후 평생학습센터에서 안전교육 강사가 필요한 학교에 강사를 파견해 주는 '학교 생각 키우기' 사업이 생겼어요. 덕분에 평생학습센터 예산으로 학교는 비용 부담 없이 안전교육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재능기부로 경험을 쌓은 안전교육 강사들은 강사비를 받으며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돈 벌 기회를 만났죠.



공부하며 성장하는 과정

안전에서도 전문분야에 속하는 분야는, 아무나 강의할 수 없습니다. 전문성이 자격증 하나 땄다고 갑자기 생기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와 같은 지역활동가 강사는 전문 교육과 경험이 필요한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안전문제를 주로 다룹니다.


그런데 수업을 하면 할수록 이런 고민이 더 커졌어요. "내가 이 주제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혹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어떡하지?" "갑작스러운 아이들 질문에 대답 못하면 어떡해?" "강사를 그만둬야 하나? 수업을 계속해도 될까?" 이런 고민 때문에 주춤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더 노력했고 덕분에 부하는 강사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 주제와 관련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관련 뉴스를 유심히 살펴보며 내 일상 속의 안전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걸을 때, 아이들과 TV를 볼 때조차도 안전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어요. '한문철의 블랙박스' 방송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듯' 시청했죠.


모르는 내용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관계부처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수업에서 다룰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끝까지 파고들었어요. 나 스스로 납득이 가는 수업을 하자는 마음이 가장 컸죠. 자료조사가 끝나면 강의에 사용할 PPT를 만들고, 말로 어떻게 설명하면 아이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습니다. 강의 대본을 만들어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어요. 그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강사로 성장할 수 있었죠.



말하는 강사

강사로 성장하며 저는 아주 중요한 걸 배웠어요. 바로 '말로 설득하는 수업', '말로 이끄는 강의'의 힘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는데, 안전교육 강사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진짜 '말하는 강사'가 되었습니다.


'강사'라는 직업이 꽤 매력적이게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여러 사람과 함께 대화를 할 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도 해야 하니까 내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없죠. 한 편으론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일부러 말을 아끼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도 많았던 것 같아요. 결국 저는, 하고 싶은데 '다 못한 말'들은 혼잣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브런치 작가가 된 것도 있어요.


그런데 '강사'가 되면 말이죠, 주어진 수업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신나게 말할 수 있고, 돈도 버니까 얼마나 재밌고 멋진 일이에요?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왔고, 유튜브를 통해 김미경, 김창옥 강사님의 강연을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위로를 주는 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죠.



지역강사의 가치

이쯤 되니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잘 만든 교육 영상도 많은데, 굳이 지역강사를 불러서 안전교육을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담임교사라면, 굳이 외부강사를 부르는 것보다, 동영상 자료로 대체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행정안전부나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자료는 이미 너무 훌륭해서 '나 같은 지역강사들을 굳이 왜 양성해서 일을 시킬까?' 너무 궁금했어요.


이 답을 찾기 전까지, '내가 이 수업을 해도 되는 걸까?'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수업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에 '지역강사'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답을 찾아야만 했어요. 먼저, 아무리 잘 만들어진 콘텐츠라도, 실제로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수업이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일방향 콘텐츠 수업보다, 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대면수업이 더 집중할 수 있고 정보 전달에도 더 효과적이라고 믿었죠.


뿐만 아니라 지역강사는 우리 지역만의 안전 문제와 실생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학교 주변에 새로 생긴 횡단보도 봤니?" "최근에 우리 지역 초등학교 앞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 등과 같이 내가 사는 지역과 연관 지어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 다른 지역 이야기보다 아이들이 더 관심 갖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지역강사만이 줄 수 있는 안전교육 사례의 구체화와 친숙함이 가장 큰 장점이죠.



지역에서 활동하기

안전교육 강사로 개인 수업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안전교육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안전교육체험장' 또는 '안전체험관' 등에 취직하거나, 평생학습관 또는 안전교육단체 등에 소속되어 강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직접 학교나 기관에 강의를 제안해서 진행하기는 어렵고, 기관에 소속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강사들끼리 협력이 가능합니다. 함께 스터디를 하거나 수업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수업준비의 부담은 줄이고 수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가 활동하는 안전교육동아리는 평생학습관 소속으로, '학교 생각 키우기' 프로그램을 통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학교로 찾아가는 수업을 합니다. 초등학교 정규 수업시간에 들어가고, 1회에 2시간씩 보통 4~5회씩 수업을 합니다. 1명의 강사가 1 학급을 맡아, 5회 차 수업을 모두 이끌어갑니다. 신청 기관과 학급 수에 따라, 강사에게 배정되는 학급 수는 달라집니다. 단기수업이란 점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단기수업이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강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안전교육은 정확한 정보 전달도 중요하지만, 최신 정보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플라스틱을 한꺼번에 재활용했다면 최근에는 투명 페트병을 따로 분리수거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죠. 이처럼 새롭게 개정된 규정이나 사회적 이슈에 맞춰 자료를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강사로서의 장점도 충분히 살려야 합니다.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사례, 우리 지역의 문제, 우리 지역에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노력 등을 지역 밀착형 수업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성장을 위해, 도전!!

분야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교재나 교구를 활용한 수업은 그 교재와 교구를 어떻게 잘 활용해서 내용을 창의적으로 전달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안전교육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수업은,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정보와 자료를 수집해서 논리적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수업 분야와 스타일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강사로서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강사로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자격증을 따는 데서 멈추지 않고, 동아리 활동과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진짜 수업을 해 보는 경험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돈 벌 기회도 만났죠. 새로운 도전이 망설여진다면, 작은 도전을 먼저 시작해 보세요. 한 걸음 내딛는 그 도전이, 생각보다 더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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