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191110

by 태양


나는 도망치는 편이다

마음이 불편하면 도망치는 편이다


오늘도 도망쳤다

먹먹한 코를 훔치고

바람을 맞으며 도망쳤다


도망치다 잠시 멈췄다

나뭇잎 바스라지는 소리에 잠시 멈췄다


잠시 생각한다

도망이 편하면 비겁한 것일까


나도 바스라지고 싶다

바스라짐으로 인하여 온전함의 감사를 느끼고싶다


바스라져서,

되도 않는 도망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야, 도망이라도 치는게 어디냐?'


그러면 도망은 내게 이리 말하겠지

'야, 나도 그냥 바스라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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