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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선희 May 28. 2024

死別

누가 수박을 들고 가는데

수박이 나오면 수박이 나와서 여름이 오면 여름이 와서 배가 고프면 배가 고파서 취하면 취해서 깨면 깨서 어제는 어제라서 오늘은 오늘이라서 맨발을 보면 맨발이라서 빨간불이 빨간불이라서 화장실에 수건이 걸려 있어서 바람에 책장이 날려서 술잔에 술이 줄지 않아서 말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웃어도 마주 웃지 않아서 여름엔 덥더니 겨울엔 추워서 새가 노래해서 새가 울어서 아이가 자라서 바지가 짧아져서 개미는 기어가는데 너는 가루뿐이라서 5월의 단 숨을 나는 누리고 너는 그 숨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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