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부터 눈에 띄고 끌렸다.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자답게 매력적인 제목으로 무슨 책일까 호기심을 일으키게 했다.
후배가 격무로 지친 회사생활을 하다가 잠깐의 꿀 같은 리프레시 기간에 읽고 추천해주었다.일에 대한 재정의를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고.
저자는 광고계에서 30년간 광고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맹렬히 일했다. 남녀차별이 심하고 유리천장이었던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서 부사장까지 된 후 홀연 퇴사하여 책방을 차린다. 그저 서적을 판매하는 일반 책방이 아닌 각종 행사와 강연, 북토크, 공연, 마음 상담 등 다채롭고 활발히 살아 숨 쉬는 책방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책방주인이다.
이 책은 일에 대해 한번쯤 의미를 묻게 된다.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일에서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가?
그것이 경제적인 이유던 자아실현을 하고자 함이던 일은 그 사람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일에 임하냐에 따라서 일의 가치는 다소 큰 폭이 생긴다. 자주 듣는 이야기처럼 어떤 석공에게는 단순히 벽돌을 쌓는 일이 어떤 석공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성당을 짓고 있다는 패러다임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프레임이 바뀌면 더 이상 예전 같은 마음으로 일할 수 없게 된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뭔가에 벽을 느낀 저자는 퇴사를 결심하지만, 일단 1년 휴직을 해보고 퇴사해도 늦지 않는다는 주위의 권유로 휴직을 얻은 후 산티아고로 향한다.
걷고 또 걷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질문하고 또 치열하게 질문을 한다.
결국 스스로를 사막으로, 광야로, 순례길로 내몰아 벼랑 끝까지 몰고 간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고 또 찾으려고 한다.
그녀가 끝까지 스스로를 몰고 가면서 물고 늘어진 질문을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귀한 것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이거구나 하고 찾아낸 답은 무엇이었을까.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해결되지 않고 마음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인내를 가지고, 그 의문들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라.(...) 그 의문들이 현재를 살도록 하라. 훗날 언젠가, 자신도 알아채지 못한 사이 조금씩 답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질문이 있고 답을 찾는 방법도 다르다. 그 누구도 똑같을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 찾아야 하고, 답은 내 안에 있다.
다시 돌아온 그녀는 퇴사하지 않고 몇 년을 더 일하고 부사장까지 올라간다. 삼성그룹 내 최초의 여사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었지만, 더 이상의 미련을 두지 않고 퇴사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오래 하는 것은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일이 재미가 없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인생의 가장 오랜 시간을 재미없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에게 일이란 무슨 의미일까?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나?
일에 대한 프레임을 바꾸면 일을 향한 마음가짐 또는 태도가 바뀔 것이다.
"일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 시선을 달리 한 거라는 점이에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마침내 찾아낸다면 다른 일도 얼마든지 새로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또 그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 해서 그 일에 필요한 역량까지 없는 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어떻게 쓰이고 싶은가?, 나는 이렇게 쓰이는 것에 만족하는가?' 하며 일을 하면서도 질문을 끊임없이 했다.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으라는 것이다.
질문의 힘은 오묘해서, 질문을 던지면 무의식적으로 답을 찾으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답을 찾고 싶으면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 중요한다.
또한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 가장 소중한 자원임을 강조한다.
"젊음은 주어지고, 나이 듦은 이루어진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곶감 빼먹듯이 빼먹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