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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힐링의 공동체를 만나다

교사크리에이터협회에서의 특별한 아티스트 데이트

by Sunny Sea

차가운 겨울날의 오후, 따사로운 햇살이 축복하듯 비친다. 나는 기분 좋게 코엑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벼운 바람과 함께 솔잎의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데,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어 그 순간이 더욱 특별하게 여겨졌다. 자연이 주는 그 향기는 나의 아티스트 데이트를 의미하는 특별한 인연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 순간을 어떤 형태로든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에 잊지 않기 위해 서둘러 휴대전화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요즘 정보 탐색의 방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 대신에 퍼플렉시티나 챗 GPT 같은 혁신적인 도구들이 생겨나 우리의 정보 탐색에 있어 새로운 길잡이가 되고 있다. 모임이 열리는 코엑스 건물이 있는 삼성역까지의 길을 물으니 퍼플렉시티는 친절히 여러 경로를 자세히 안내해 주었다. 특히 5번 출구가 더 편리하다는 조언까지 해주니 어찌나 유용했는지,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길을 나설 수 있었다.


이러한 디지털의 안내를 받으며 지하철을 타고 역에 내려 걷는 동안, 나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속담을 생각하면서 근처 사람에게 확인차 물어본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이루며 걷는 것은 내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막상 건물에 도착하고 나서 컨퍼런스룸을 찾아 헤매는 과정 속에서도, 모든 경험이 오늘의 아티스트 데이트에 특별함을 더했다. 3층으로 바로 가지 못하고 1층에서 있으려니 짐작하고 안내데스크에 묻지 않고 일단 한번 둘러보자며 지난해 부스 운영에 참여한 경험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여기저기 걸어보았다. 헤매는 길에 보게 된 모든 광경과 분위기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알 수 없는 여유로운 마음과 추억을 가져다준다. 길 잃고 헤매다 아날로그로 다시 물어 발견한 목적지는 말하지 않아도 반가움의 대상 아닌가.




처음 만나는 교사들과의 아이스브레이킹 게임은 어색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풀어주었다.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면서 내는 "이겼다!", "졌다!", "비겼다!"라는 외침은 웃음을 자아냈고, 이는 우리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 주었다. 우리는 그 순간, 함께 창의성을 나누는 교육공동체가 되었음을 느꼈다.


사실 나는 지난 1년 간의 바쁜 일상 속에서 교사크리에이터협회(교크협)의 활동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번 4회 정기총회에서의 특별한 감동은 내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교사들과의 다양한 대화는 내 안에 잠재된 창의력을 다시 일깨워주는 기회가 되었고, 연륜이 묻어나는 내가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현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로 생긴 자부심은 내게 새로운 동력을 부여해 주었다.


행사가 끝난 후 뒤풀이 장소에서의 소통과 명함 교환은 단순한 만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처음 만났지만 금방 친해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벋았다. 사실 내 이름으로 된 명함을 그것도 내 손으로 직접 제작하여 인쇄까지 맡겨 제작한 나의 퍼스널 브랜딩 컬러가 반영된 명함을 일면식도 없었던 낯선 만난 사람에게 주는 일은 생전 처음이었기에 왠지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이런 함께 하는 시간과 소통의 힘이 내 안의 창조성 불씨에 바람을 더해주는 진정한 아티스트 데이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올해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나누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펼치는 상상을 하며 서로의 영감이 교차하는 이 순간들은 우리를 더욱 풍요롭고 성장하는 교육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연구년 동안 나오게 될 산출물을 효과적으로 세상에 내보낼 수 있는 팀을 만나 활동하고 싶은 바람도 있어서 팀원 모집 홍보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번 정기총회는 내게 단순한 회의가 아닌 특별한 아티스트 데이트로 기억될 것이다. 이곳에서 얻은 에너지와 영감은 앞으로의 교육 활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 같다. 창의성은 결코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발전시킬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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