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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디안 리듬(Ultradian Rhythms)

나의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90분 마법의 춤

by Sunny Sea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는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얼마나 알아차리고 있을까? 때로는 에너지가 넘쳐 산을 옮길 것만 같다가도, 어느 순간 무기력하게 책상에 엎드리고 싶어지는 순간들. 이런 변화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우리 몸에 내재된 자연스러운 리듬 즉 울트라디안 리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내 삶을 좀 더 현명하게 디자인하고 휴식의 시간을 창조의 시간만큼이나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기본 휴식 활동 주기(BRAC)를 고안한 수면 연구자 Nathaniel Kleitman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 몸과 마음은 마치 춤을 추듯 약 90분에서 120분 주기로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울트라디안 리듬이다. 마치 바다의 밀물과 썰물처럼, 우리의 에너지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가 하강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이는 우연이 아닌 우리 몸에 프로그래밍된 생물학적 리듬이며, 수면과 호르몬 분비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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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 리듬이 우리의 두뇌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약 90분 동안 두뇌가 최고조의 활동을 보이다가 20분 정도 활동이 감소하는데, 이때 우리 뇌는 마치 잠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보충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마치 정원사가 때맞춰 식물에 물을 주고 가지를 정리하듯, 우리 몸도 스스로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리듬을 알게 되면서, 나는 하루를 더욱 지혜롭게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에는 중요한 업무나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하고, 에너지가 저하되는 시기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짧은 산책으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90분마다 찾아오는 작은 휴식의 순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죄책감의 대상이 아닌, 건강한 리듬을 위한 필수적인 선물처럼 느껴진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고요하게. 울트라디안 리듬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마치 자신의 몸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이제 나는 안다. 하루하루가 90분의 춤사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춤의 리듬에 맞춰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롭고 균형 잡힌 모습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이해와 성장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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