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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사새 Sep 01. 2023

NAVER AI RUSH에 앰버서더로 선정이 되었다

몰입까지 한 걸음

한 달 전 준비하던 시험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기로에 섰다.

졸업까지 남은 한 학기. 이렇게 발가벗은 채로 사회에 나갈 수는 없었다. 그 전엔 시험을 준비한다는 방패라도 있었지만, 지금의 나는 불어난 살과 함께 빛이 바란 성적표를 들고 있을 뿐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 이상 내가 무의미한 텍스트에 파묻히는 불행한 현실을 감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길 끝에 존재하는 것이 나한테 있어 충분히 단 마시멜로라면, 고철에 엿 바꿔먹듯이 지금의 불행과 바꿀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얼핏 달다더라~는 소문 하나 때문에 4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 (나한테)재미없는 일에 도전할 용기가 없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무지막지한 노력을 투자한 길이 만약 나랑 맞지 않는다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딱 한 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보니 내 방향성은 완전히 정반대를 향했다. 학벌이 중요한 시험을 그만둔 그무렵 내 우상은 대학을 나오지 않거나 자퇴를 하고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눈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던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뽑으라 한다면 다만 몰입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순수한 그 마음 하나로 끝없이 인생에 몰입하고, 몰두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두근두근해졌다.

시험을 졸업하고 먹은 음식

작년까지만 해도 IP콘텐츠에 푹 빠져있었지만 올해의 나는 좀 달랐다. 챗GPT라는 돌풍이 학교를 뒤덮으면서 나도 그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그저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신청했던 수업에서 우연히 챗GPT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고, 처음으로 발전된 생성형 AI기술을 목도하게 되었다. 세상이 바뀌는 순간에 서 있구나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거구나, 내가 어디까지 몰입할 수 있나 알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퓨처플로우의 이태현 대표. 그와의 미팅은 스무스했다. 40여명의 지원자와 미팅을 했다길래 잔뜩 겁에 질려 들어간 미팅에서 예상외로 공격적인 질문은 없었던 게 기억이 난다. 이미 점찍어둔 후보들이 있어 한 팀을 만들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렇다면 두 팀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우리 둘 다에게 들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팀을 결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8월 1일부터 20일까지 우리는 두 팀으로서 움직였다. 이태현 대표는 모르는 AI 툴이 없었고, 팀원들은 각자 이 분야에 빠삭하거나 최소한 관심이 지대했기 때문에 팀 결성부터 계약을 따오는 등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문제는 그 후에 있었다.


처음 다루게 된 프레이머, AI 이미지 툴, 그리고 다양한 깃헙 오픈소스.. 공부의 개념보다는 당장 눈 앞에 있는 일을 처리하는 느낌으로 ‘사용’하다 보니까 에너지가 금방 소진됐다. 그래도 실전에서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 자체는 좋았다. 다만 내가 아직 비즈니스에 투입되기에는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모두의 목표가 달랐고, 시선이 흩어졌다. 그래도 모두가 열정에 차서 같이 업무를 한다는 사실만큼은 좋았다. 운영이 처음이다보니 다소 체계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이태현 대표가 팀에게 여러 기회를 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많은 멋진 사람을 접해볼 기회를 받았고, 즐거웠고 너무 재밌었기에 그 속에서 나도 조금은 안일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당초 1일에 무작정 작성해서 제출했던 지원서가 미비해보여 여러번 고치고 난뒤, 그렇게 20일이 됐다.


그 후로 10일 간은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면서 보냈다. 자취를 하다보니 무엇을 하더라도 돈이 나갔고, 현재 상황에서 나는 돈이 필요했다. 그 와중에 식단 조절을 하고, 부상으로 병원을 가고, GPters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인턴 지원을 했다.


그렇게 오늘, 한 달 전부터 그렇게 기다리던 31일이 됐고, 결과를 확인하는 게 무서워서 오랜만에 낮잠을 자다 일어난 뒤였다. 불과 1분 전, 이태현 대표에게 전화가 와 있었어서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전화를 했다. 조금 뜸들이긴 했지만 어쨌든 우리 팀이 붙었다는 소식이었다. 무슨 연유에선지 다른 팀은 되지 않아서 반쪽짜리 성공이었지만..


약 한 달 여간 네이버 AI rush 앰버서더를 준비하면서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AI 서비스/콘텐츠 기획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소망도 들었지만 아직 선배들이 많이 진출해있는 것 같지 않은 미지의 분야라서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하게 될까? 무엇이 됐든, 시험을 그만두면서 내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대로 몰입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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