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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ohn Jul 20. 2018

사장과의 소통이 중요한 이유

웬만하면 피하지 말고 가까이 하자.

학창 시절 수석을 도맡아 하던 친구가 특별한 비법을 알려 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항상 수석을 놓치지 않는 이유는 교수님과 친해 서야.” "너도 공부만 하지 말고, 교수님께 자주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가끔 음료도 갖다 드리고 그래.”  

 

나는 무슨 대단한 비결이 있는 줄 기대했다가 내심 허탈해졌다. 당시에 나는 “이런 여우 같으니라고.”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에 서야 무슨 의미인지 깨닭는다.

   

“자주 보아야 예쁘다. 학생도 그렇다.”


학창 시절 선생님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존재”였다. 되도록이면 수업 시간에  눈을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다. 지나가다 만나더라도 재빨리 인사하고 걸음을 재촉해 피하기만 했다.  


회사에서도 사장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존재다. 일단, 사장 눈에 띄면 업무에 대해 물어보거나, 귀찮은 일을 시킬 것 같아서 웬만하면 사장 눈에 띄지 않도록 행동했다.  

  

그러다, 회사 사옥을 이전하게 되고, 사장실 바로 앞에 자리를 배정받게 되자 나는 눈앞이 캄캄했다.

“이제 좋은 시절은 다갔군.”

 확실히 사장실 가까이에 앉아 있으니, 사장이 업무에 대해 질문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물론, 성가신 일도 많았다.

질문을 많이 받으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처음에는 사장님의 질문에 우물쭈물했다. 다음에는 “확인하고 알려드리겠다.”라고 말하며 자료를 찾는 시간을 벌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사장의 질문에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진행 상황을 모니터에 띄워놓거나, 중요한 이슈를 모니터에 붙여 놓아 질문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사장에게 자주 보고 하고 소통하다 보니 사장의 의중도 대충 짐작이 되었다. 리더들은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나의 사장도 그런 부류였다. 사장의 의중을 파악해서 행동하자, 나를 대하던 태도가 달라졌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정보도 듣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제품의 원가”를 기밀로 정하고 내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영업 직원들이 제품의 원가를 알고 싶어 했지만, 사장과 몇몇 소수만 정보를 알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기밀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내가 기센 영업 부장 사이에 휘둘리지 않은 이유도 내가 회사 기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헤드헌팅 회사가 경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유능한 직원보다 사장과 자주 만나서 "소통"하는 직원을 먼저 "승진" 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CEO들은 대부분 비서실 출신이다. 다른 기업들도 비서실 출신들이 기업의 핵심 간부로 성장한다. 대기업에서 사장을 하고 싶으면 비서실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리더 눈에 자주 보여야 리더와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단계를 가진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비서실이 청와대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실세다.


"사장도 사람이다."

친하고 신뢰하는 직원에게 점수를 후하게 줄 수밖에 없다.

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신뢰하는 직원에게는 " 오늘 좀 바빴나 보네, 다시 해와."라는 고운 말이 나오고, 덜 신뢰하는 직원에게는 "왜 업무에 집중을 못하는 거야." 하는 꾸지람이 나온다.


이 말을 무조건 사장에게 아부하라는 말로 듣지 않았으면 한다.


사장은 오래도록 많은 직원들을 봐 온 내공이 뛰어난 사람인데, 단순히 아부만 하는 사람이 진심인지 아닌지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어차피 회사에 다니면서 인정받고 싶다면,  "사장의 가치에 동조하고 함께 간다"진심을 품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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