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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ohn Apr 01. 2019

작은 회사 다니며 자존감 키우는 법?

작은 회사 다니면서 자존감 높아지는 방법이 있을까? 

나는 자존감이 무른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명문대를 다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사람들을 만날 때 스스로가 초라해지지 않도록 자신을 포장하는데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았다. 나의 노력과 달리 그들과 관계 맺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리고는 내가 그들만큼 잘나지 못해서 관계 맺기가 힘들다고 단정 지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 가지였다. 어느 모임을 나갔는데, 죄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에 다니는 게 아닌가?  확실히 좋은 간판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 회사 이름만 말하면 남들이 알아봐 주는 것 같았다.

 

그에 반에, K는 상당히 특이한 사람이었다.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저는 작은 회사 다녀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있고 있으니,  앞서 말한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 모를 것 같아 파트너 회사인 대기업 계열사까지 들먹이며 나 자신을 포장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위축하지 않는 척 해도 다들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모르는 척할 뿐이었다. 

알고 보니 K는 작은 회사지만, 업계에서 알아주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나는 "왜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냐?"라고 물으니 "그냥 설명하기 귀찮아서요."라고 말한다. 진정한 고수는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았다. 


최근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말에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했다. 초급자 라인에서 발차기 연습을 하는데 옆 라인에는 상급자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옆라인에서 접영이라도 할라치면 매서운 물보라에 귀나 얼굴에 물이 들어가는 게 예사였다. 최대한 주위를 살핀다고 물이 안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나도 발차기를 열심히 하며 물보라를 만들면서 소심한 복수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분명해졌다. 나같이 남을 살피며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하수였고, 수영 고수들은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남의 인생에 그다지 관심 없다. 내가 그렇듯. 잘나지 않다고 무시하거나 만만히 보지 않는다. 다만, 내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따라 그 사람을 판단한다.

조금 더 세상을 살아가며 많은 사람을 만나보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닭게 된다. 사람은 잘나고 못났는지 우열로 나뉘는 게 아니다. 차이로 나뉜다는 것을.

겉으로는 멋있어 보였던 사람도 만나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들도 우리들과 다름없이 삶의 애환을 가지고 있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건물주도 자기가 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우리 기대와 다르게 월세를 따박 따박 내는 세입자가 드물단다. 그러면서 "돈을 어떻게 앉아서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스스로 멋지고 잘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 하자 조금 편안해졌다. 



회사 생활을 제법 잘하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었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자존감이 높겠지만,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인정받을수록 자존감이 높아졌다. 그 누군가가 권력자이면 더 좋고.


앞으로의 이야기는 작은 회사에서 사장과 관계를 개선하는 법에 대해 쓰려고 한다. 나의 경우 권력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그와의 관계가 개선되었다. 그의 의중을 파악하면서 일을 하자 업무 성과가 높아졌다. 그에게 인정받자 나의 자존감도 높아졌다. 


사회에 나가서 나는 일을 열심히는 했지만 잘하지 못했다. 앞서 말한 "발암 상사"와 관계가 개선되면서 "내가 눈치 없는 직원"이라는 것을 깨닭게 되었다. 

일을 할 때는 지시를 받고 의중을 살피면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먼저였다. 


P 사장은 운전병 출신을 우대한다. 이유를 물어보았다. 군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손짓이나 몸짓 하나로 의중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들을  태우고 다니는 운전 병들은 장군의 의중을 살피며 운전하기 때문에 눈치가 빠르다는 것이다.  사장의 의도를 파악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다음 차례는 사장이다. 

작은 회사에서 사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를 돌아봐도 이해 못할 사장을 이해하고자 노력 하자 관계가 개선되었고, 회사 생활이 한결 편해졌다. 



사진 출처 : 첫 번째: CJ E&M, 두 번째  intoxer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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