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용감한 리더이자 개척자다.
샘 알트만은 식인종이 사는 섬에서도 5년 안에 왕이 될 사람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대부이자 '와이콤비네이터' 창립자 폴 그레이엄의 말입니다. 폴 그레이엄은 지난 2014년 당시 28세의 젊은 샘 알트만을 CEO로 임명했습니다. Y콤비네이터는 샘 알트만이 CEO가 된 이후 2000개가 넘는 초기 기업에 투자,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인스타카트, 레딧, 핀터레스트 등의 '대박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샘 알트만은 '이해관계 충돌' 이슈(자신이 개인투자한 곳에 Y콤비네이터도 투자 유도)로 Y콤비네이터를 떠나게 됐습니다. 지난 11월 오픈AI 사태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됐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샘 알트만이 오픈AI에 복귀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 순간은 직원들 95%가 샘이 마이크로소프트로 간다면 따라가겠고 오픈AI 복귀를 바라는 연판장을 돌린 것이 알려질 때였습니다.
인재가 전부인 인공지능 기업에서 핵심 직원들이 원하는 바가 알려졌기 때문에 이후 결론은 '복귀'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MS도 샘 알트만 영입을 '없던 일'로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픈AI 직원들이 샘 알트만의 복귀를 원했던 것은 '돈'이나 '명성'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의 독특한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95%가 따라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샘 알트만의 어떤 점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요?
"그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효과적이면서,
근본적으로 자비로운, 보기 드문 사람이다."
- 와이콤비네이터 창립자 폴 그레이엄 -
만약 오늘 내가 해고 된다면? 나를 따라 회사를 관둘 동료나 팀원은 몇 명이나 될까요? 샘 알트만의 경우 직원의 95%가 그를 따라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슈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는 샘 알트만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에서 정반대의 입장으로 급선회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루만에 그를 영입했습니다.
이 모든 선택들은 지극히 사적인 이익을 위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대 가장 앞선 테크 기업 직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단지 똑똑한 리더였다면 그렇게 까지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오픈AI 엘리트들을 사로잡은 샘 알트만에겐 어떤 강점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샘 알트만 CEO는 2019년 블로그 게시물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지나칠 정도로 자신감을 갖는 것'을 꼽았다. 그는 "신념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내가 아는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을 믿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론 머스크와 함께 스페이스X 공장을 견학했던 때를 회상하며 "머스크는 로켓의 모든 부품 제조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지만, 그 중에서도 화성에 대형 로켓을 보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얼굴에 나타난 확신에 찬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저게 바로 신념의 기준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알트만은 개인의 사기와 팀의 사기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안타깝게도 야망이 클수록 세상은 여러분을 무너뜨리려고 더 많이 시도한다"며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자신감을 과신하는 리더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밝혔다. 바로 비판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이다. 알트만은 "정당한 비판을 받아 들이는 것은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믿음과 망상을 구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썼다.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항상 물어보는 것이 있다.
"당신 제품의 소비자는 누구인가요?"
오픈AI의 소비자는 전 인류다. 샘 알트만은 인류 전체라는 엄청난 단위의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픈 AI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이 인류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한 조직이다. 계약서 상으로 MS는 오픈AI가 AGI 기술에 도달한다 해도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와이콤비네이터 파트너 시절부터 알트만의 꿈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비영리연구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를 포함 뜻이 있는 인재들이 수천만 달러를 투자해 만들었다. 이 재단이 바로 오픈AI다.
당시 오픈AI의 목표는 이제까지 본 적 없는 특이한 것이었는데 이들은 "AI가 사고로 인간을 제거하는 것을 막는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알트만의 생각과 행동은 실리콘밸리의 기존 문법을 철저히 파괴하는 것이었다.
실리콘밸리는 벤처캐피털은 대부분 세계의 공공선을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렇게 투자한 기업들이 나중에 세상을 바꿔놓는 경우가 있지만, 처음부터 인류의 삶을 바꾸겠다는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리콘밸리의 기본 문법은 직관적이고 금방 돈이 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들이 AI가 실수로 인간을 몰살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 개발에 1000만 달러(약 129억 9000만 원)를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014년 2월 22일 샘 알트만은 와이콤비네이터의 CEO가 됐다.
와이콤비네이터를 만든 폴 그레이엄은 알트만을 두고 "알트만은 내가 와이콤비네이터에서 일해 온 9년 동안 만나온 사람들 중에서 그 일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그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효과적이면서, 근본적으로 자비로운, 보기 드문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레이엄은 또 "알트만의 이력은 길지 않지만 그는 거의 모든 종류의 대화에서 초자연적으로 침착하고 자신감 있고, 설득력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알트만은 와이콤비네이터의 체질을 완젼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알트만은 매년 1000곳의 스타트업을 키워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2015년 10월에는 70억 달러 규모의 펀드(9조 930억 원)를 만들었다.
그는 기술적으로 탁월한 회사를 발굴하는데 집중하며, 우주 쓰레기를 제거한다거나 인류의 생체 구조를 바꿔 요실금을 없애겠다는 등의 이색적인 과제를 들고오는 스타트업들을 좋아했다. 오픈AI도 그 중 하나였다.
알트만은 인류사적인 문제, 전 지구적 문제를 다루는 스타트업들을 선호했고 이는 와이콤비네이터가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샘 알트만을 가까이서 본 사람들은 그가 모순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채식주의자지만 나파벨리의 농장에서 소를 키운다. 육식주의자인 그의 연인 올리버 뮬헤린을 위해서다. 알트만은 수익 창출이 거의 되지 않는 재단법인 형식으로 오픈AI를 설립했고, 초창기에는 급여를 받지 않았다.
알트만을 10년 이상 곁에서 지켜본 그레이엄은 알트만이 사람을 설득하는 묘한 힘이 있다고 했다. 알트만은 인공지능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서 종종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로버트 오펜하이머에 비교되곤 한다.
알트만은 AI가 핵폭탄만큼 위험한 기술임을 알고 있으며 "AI 개발이 필연이라면 우리가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집단이 공개된 방식으로 AI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오펜하이머보다 정치 감각이 뛰어나다. 오픈AI의 성공이 중요하지만 본능적으로 어떻게 성공하느냐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알트만은 오픈AI 이사회에 언제든지 기술 개발을 중단하고, 개발된 모든 것을 폐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특정 회사에 AI 기술이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또 챗GPT 기술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 부분을 오픈AI 재단에 환원하는 특별 약정을 MS와 체결하기도 했다.
샘 알트만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방법>이라는 시리즈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걍연 중에 '평범한 팀'은 위대한 회사를 만들지 못한다며 훌륭한 공동 창업자로 '끊임없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꼽았고, 직원을 채용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공유했다.
알트만은 "초기 직원 채용을 잘못한 스타트업들은 결국 회사를 망가뜨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로켓 성장하는 회사로 키워내려면 지원자들은 회사의 미션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며, 창업자들은 채용에 50%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트만은 대기업은 평범한 직원을 고용해도 망하지 않지만, 스타트업에서 처음 5명을 채용할 때 타협 하게 된다면 회사가 망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게는 직원을 뽑는 기준이 있다. 첫째, 똑똑한가? 둘째, 일을 완수할 수 있는가? 셋째,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이 3가지 질문을 충족해야 그는 직원을 고용한다.
이 3가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일해보는 것이다. 그는 인재를 채용하기 전 하루나 이틀 정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을 택하길 권한다. 대부분의 초기 창업자는 면접을 진행하는 데 매우 서툴지만, 함께 일한 후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능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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