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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썬 Dec 20. 2021

체인지메이커는 물음표메이커다

체인지메이커로서의 16주; 임팩트 베이스캠프 14기

           “궁금한 점 있으면 물어보세요." 


    수업이 마칠 때마다 늘 하시는 교수님의 말씀. 들을 때마다 눈을 피하기 바빴고 몇 초간의 정적은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가는 시간이었다. 빨리 쉬고 싶은 마음 조금, 남들 눈치 조금, 나만 모른다는 걱정 조금, 딱히 궁금증이 없는 마음 왕창. 그렇게 다양한 변명거리를 대며 질문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질문을 하여도, 하지 않아도 크게 변하는 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어느 무더운 날의 면접

            2021년 가을, 이런 나의 삶에 전환점이 찾아왔다. 


            임팩트 베이스캠프에서 하였던 대부분의 활동은 물음표투성이였다. 그 시작은 ‘왜?,’ ‘뭐가?,’ ‘어떻게?’로 시작하는 수많은 질문과 ‘~어떨까요?,’ ‘~하셨나요?’로 끝나는 예리한 피드백. 디자인씽킹과 로지컬씽킹 등 내용과 성격이 다른 과정처럼 보이더라도 공통적인 뿌리는 결국 ‘물음표’였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는 처음엔 궁금한 점이 없냐는 멘토님과 팀원들의 질문에도 미소만 띤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마 머릿속에 온점으로만 가득하던 내가 물음표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시간이 꽤나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12월, IBC의 매듭을 짓는 이 순간에는 머릿속에 물음표가 자꾸만 생겨난다. 

            ‘이 단어의 정의가 정확히 무엇일까?,’ ‘MECE하게 선지 구성이 된 건 맞을까?,’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체인지메이커는 물음표메이커다.

 

        똑같은 것처럼 보여도 조금씩은 다른 질문들을 자꾸만 하다 보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현상과 우리 주변에 대해서도 더욱 깊고 좁게, 동시에 넓게도 파고들 수 있었고 그렇게 진정으로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 어디 있는지 찾아 다가갈 수 있었다. 수많은 꼬리 질문은 본질로 접근하는 열쇠였고, 팀원들과 함께 하나하나씩 그 열쇠로 문제들을 풀어가며 기부 문화에 대한 유저의 심리와 니즈를 파악하고 변화를 위한 우리만의 솔루션을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일에 흠뻑 빠져들어 질문들을 이리저리 만들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순간, 나는 물음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질문은 분명히 변화를 가져온다. 그것도 아주 큰.


         그리고 난, 그런 질문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따스한 한 줄기의 햇살을 선물하고 싶어 체인지메이커를 꿈꾸었고 IBC의 일원이 되었다. 임팩트 베이스캠프에 지원할 때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은 같지만, 시선은 달라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직접 기업 프로젝트의 과정에 뛰어들어 멘토링을 받으며 실무 경험을 쌓고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나 성장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렇게 꿈을 꾸는 것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그 꿈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을 짜나가고자 했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래서 이제는 소셜섹터에 대해 잘 아는지, 실무 경험을 충분히 쌓았는지, 소셜 임팩트를 만들 청사진을 그렸는지 묻는다면 민망하게도 모든 질문에 NO라고 답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나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찾아낸 나만의 체인지메이커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 배웠다는 점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다. 오히려 애초에 내가 계획했던 목표보다 더 가치 있는 가르침을 얻었다고 믿기에 지난 16주가 더욱 찬란히 기억 속에 자리잡을 것 같다. 그 믿음과 함께 난 조금 더 나은 우리 사회를 위한 물음표메이커로 걸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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