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니컬 라이터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며 생존하는 법
테크니컬 라이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술을 초보자에게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특히 IT 업계에서 일하는 테크니컬 라이터는 늘 새로운 기술을 배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테크니컬 라이터로서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학습하나요?
우선 중요한 키워드를 파악하고 나만의 언어로 설명하려고 한다. 애플 기술지원팀에서 일할 때 트레이너가 얘기했다. '기술적인 개념을 배운 그대로 고객한테 읽어주면 안 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나는 어떤 개념을 설명할 수 없으면 이해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새로운 도메인을 접했을 때 중요한 키워드를 먼저 파악한다. 그리고 누군가 이 개념을 잘 모르는 사람한테 설명한다고 가정하고, 나라면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해본다. 이때는 정말 기본적인 개념만 설명한다고 가정한다. 지금 속한 업계 도메인에서 중요한 용어들을 나열해보자. 간단한 키워드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해당 도메인에 해박한 동료 개발자에게 확인을 받아보는 게 좋다. 만약 정확하지 않다면, 피드백을 받고 고쳐나가면 된다.
둘째, 나무보단 숲을 보자. 이전에 근무했던 IT 스타트업 CTO님께서 내게 이런 조언을 하셨다.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세세한 것을 다 파악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큰 맥락 위주로 흐름을 파악하라고 하셨다. IT업계는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다. 세세한 것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면 흐름을 따라잡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실무에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클라우드 업계에 대해 공부한다고 가정해보자. 클라우드란 무엇이고, 종류는 어떤 것이 있고, 클라우드가 없었을 때는 어떤 어려움이나 불편함이 있었는지, 클라우드가 생기면서 인프라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반면 클라우드를 이용하면서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등등 흐름을 파악하면서 클라우드 도입으로 인한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블록체인 업계를 배울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블록체인과 NFT가 뭔지 간단히 파악한 뒤, NFT가 없었을 땐 어떤 점이 미비했는지, NFT가 왜 필요한 건지, 지금은 또 어떤 식으로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지 등 변화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왜'라는 질문을 하면서 기사도 찾아보고,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한다.
물론 이런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테크니컬 라이터 업무를 하는데 당장 큰 어려움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 맥락 속에서 기술을 습득하고자 한다면 좀 더 폭넓은 시야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뭐든 직접 실습해보는 게 제일 좋다. 기술 문서를 눈으로만 읽어보면 와닿기가 쉽지 않다. NFT를 예로 들어보자. NFT를 발행하려면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고, 토큰을 발행하고, 이 과정에서 Gas Fee가 발생하는데 그 비용을 지불할 지갑이 필요하다. 그런데 매번 실제 돈을 지불하면서 테스트를 할 순 없으니, 테스트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된다. 어느 도메인이든 서비스를 실제 이용할 때 거치는 게 되는 일련의 단계가 있다. 이런 식으로 직접 실습을 해보면 이해도 잘되고, 좀 더 기억에 남는다.
만약 API 문서를 담당하는 테크니컬 라이터라면 직접 Postman으로 실행도 해보고, 내가 사용자라면 이런 상황도 있지 않을까? 가정해보면서 테스트해보면 좋다. 테스트하다 보면 기술 문서에 빠진 내용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처럼 직접 해보면 문서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알게 돼서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