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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호 Oct 30. 2020

우리는 인공지능(AI)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공지능 시리즈 (1/2)

왜 이 글을 썼는가? (Why?)   

나날이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현주소와 기술 트렌드를 이해하고 새롭게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작성함


누가 보면 좋을까? (Who?)   

일반인으로서 인공 지능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과 새로운 인공지능 비즈니스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분


어떤 내용인가? 3줄 요약 (What?)   

최근 뛰어난 인공 지능 언어 모델(GPT-3)이 등장함에 따라 이를 활용한 놀라운 기능들이 소개됨

인공 지능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AI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와 투자 움직임이 활발함

인공 지능이 만들어 낼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지에 대한 방향 제시



"영화 HER를 아시나요?"

영화 'HER'는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SF 멜로 영화이다. 2014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영화로  주인공 '테오도르' 역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를 모았던 '조커'의 주인공 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이 영화는 인공 지능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인공지능 운영체제(OS)인 '사만다'와 대화를 하면서 점차 사랑의 감정에 빠지는 게 되는 이야기로 그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다. 아직 안 봤다면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영화 HER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 here)


오늘날 아마존, 애플, 구글에서 음성인식 AI 플랫폼 선점을 위해 음성 인식 스피커를 앞 다투어 내고 있고, 국내에도 네이버, 카카오, SKT, 삼성 등에서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스마트 스피커는 전 세계적으로 2억대 이상이 보급되어 있고, 국내에서도 1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 스피커가 실생활에서 이용되고 있다. (참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듯이 아직은 간단한 명령어와 단순한 질문에만 대답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영화 HER에서 처럼 '사만다' 운영체제와 감정을 교류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미래의 일로 느껴진다.


가장 뛰어난 언어 AI의 등장

그러던 중 최근 2020년 6월에 Open AI에서 발표한 GPT-3가 화제가 되고 있다.   

Open AI는 인간 수준의 AI를 개발해 AI 기술을 투명하게 개발하고 공개한다는 비영리 단체(Open AI inc)와 영리 목적을 위한 Open AI LP로 구성되어 있고, 인공지능 특허와 연구를 대중에게 공개 함으로써 자유로운 협업을 목표로 한다. 공동 창립자인 전기 자동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유명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Y combinator 사장이었던 샘 알트만(Sam Altman)에 의해 2015년 설립되었다. (공식 사이트,  wikipedia)
GPT-3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3)는 Open AI가 개발한 언어 예측 모델의 이름으로 딥러닝을 이용해 각종 언어 관련 문제풀이, 랜덤 글짓기, 간단한 사칙연산, 번역, 주어진 문장에 따른 간단한 웹 코딩이 가능하다. (나무 위키)


GPT-3는 쉽게 말해서 인간이 말하는 형태의 문장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분야의 모델로 방대한 학습 데이터 및 약 1750억 개 매개변수를 활용해 기존에 발표한 'GPT-2(15억 개)' 보다 훨씬 더 크고 혁신적인 버전으로 진화된 기술이다. 여기서 매개변수란 파라미터로 인공 지능 엔진의 학습 규모라고 보면 되는데 경쟁사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튜링 NLG(Turing-NLG) 170억 개 보다 10배나 많은 학습 데이터를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1달러로 1000개의 파라미터를 학습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GPT-3을 학습시키기 위해 약 2천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는 엄청난 비용과 데이터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앞으로 글로벌 기업 혹은 대규모 자본만이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NLP)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PT-3가 얼마나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그래프 (출처: state of AI 2020)


Open AI는 아직 전체 모델 혹은 코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 중인데 놀랍고 흥미로운 적용 사례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GPT-3 API를 활용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래밍: 요구 사항을 문장으로 입력하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코딩 부분을 자동으로 생성해 웹사이트를 개발함. 일반인들도 쉽게 말로서 리액트 앱을 만들 수 있음

텍스트 및 이메일 완성: 몇 가지 단어만 나열하면 정확한 문맥을 파악해 완벽에 가까운 이메일을 작성

자유 대화: 여러 주제에 대해서 사람과 같이 대화하고 질문의 문맥을 이해해 사람처럼 대답할 수 있음

완벽에 가까운 동시통역 능력 및 자연스러운 한국어 시 번역

전문적인 의학 지식에 답변 가능 등

(출처: github awesome GPT-3, 세부 내용 및 더 많은 사례 GPI-3 활용사례 참조)


이렇듯 GPT-3는 강력한 능력으로 사람과 같이 똑같이 말하고, 완벽히 돌아가는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앞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전환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학습 방법은 매우 단순한데, 주어진 텍스트에 대해 다음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시켰다. 일종의 자동 완성 기능과 유사한데 문제는 이 기능이 너무나도 훌륭해서 범용적인 언어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팸 봇과 가짜 뉴스 생성기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창립자인 샘 알트만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GPT-3 과대광고는 너무 많습니다. 여러분들의 칭찬이 정말 인상적이지만 여전히 심각한 약점이 있고, 때로는 바보 같은 실수를 합니다. AI는 세상을 바꿀 것이지만 GPT-3는 아주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아직 알아낼 것이 많습니다.”
(출처: Sam Altman Twitter)



인공 지능 시대 선점을 위한 시도

이렇듯 아직 인공지능은 가야 할 길이 많고 멀지만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리딩 기업의 경우 이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엔비디아와 ARM 합병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이들이 합병하게 될 경우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 파워를 가진 회사가 탄생하게 되는데, 이는 웨어러블, 모바일, 자율주행차, PC,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모든 반도체들을 장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이는 인공 지능 시대가 오게 될 때 기술적으로 이 회사의 반도체 칩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데,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은 인공지능 시대에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로 40조 원 배팅이 시장 선점을 위한 독점 전략에 올인했다.

이미지 출처: here


최근 엔비디아의 GTC20 발표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그중 'Jetson Nano'라는 59달러짜리 인공지능 반도체 키트를 선보였다. 이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개발자들이 인공 지능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통해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인공 지능 이미지 기술을 활용해 테이터 전송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화상회의 화질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


이렇듯 인공지능을 활용한 여러 분야에 많은 투자와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앞서 살펴본 자연어 처리 영역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 분야와 신약 물질 발견을 위한 바이오산업 그리고 이에 따른 딥페이크(deepfake)* 이슈와 윤리적 문제로 확대되어 정치 분야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방위적으로 인공지능 활용 및 이슈 등에 관해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딥페이크(deepfake)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있던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한 부위를 영화의 CG처럼 합성한 영상 편집물을 말한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매우 정교해져서 가짜 영상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SNS활용해 연예인 합성 영상 뿐만 아니라 정치인, 기업 브랜드를 공격할 경우 대중과 사회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크다

만약 인공지능 트렌드에 대해 좀 더 관심이 있다면 영국계 인공 지능 전문 VC인 Air Street Capital이 '2020 연례 인공지능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많은 내용이 있으니 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State of AI Report 

내려받기)


인공지능과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현재로서는 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는 아직 못 미치고 여러 한계로 인해 당장은 우리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 것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인공지능 분야를 전공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엄청난 변화와 기회로 매우 흥분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인공지능(A.I.)'이란 실체가 없는 막연한 개념처럼 느껴지고 앞으로의 변화가 당장 현업에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지난 과거를 한번 살펴보면서 앞으로 일어날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마존의 시작 (이미지 출처: here)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0년대는 '전자 상거래'라는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가 한창 붐이 일어났을 때이다. 그때 당시 닷컴 버블(dot-com bubble)이 생겼을 정도로 엄청난 투자와 대중화가 이루어진 시기로, 제프 베조스가 Amazon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때가 바로 1995년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고 구매하는 것에 생소했고 인프라도 충분하지 못했다. 그래서 음반, 서적 등의 정형화된 물건 판매만 가능하고 농수산품 및 식료품, 그리고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팔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또한 온라인 비즈니스는 오프라인 사업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채널로서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인터넷 비즈니스의 발전 가능성과 성장성에 대해 모두가 동의했지만 당장 무언가를 바꿀 계기와 동기가 부족했다. 오늘날 개인화된 모바일 구매 경험과 구독 서비스 그리고 당일 배송이 일반화되고, 수많은 스타트 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는 분명한 우리의 과거이다. 그 당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이해한 사람과 막연한 새로운 기술로 바라만 본 사람의 현재 모습은 크게 다를 것이다.


어떻게 인공지능을 받아들여야 하나?

일반인으로서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전공자와 같이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과 이해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막연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를 이해하고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 과거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를 통해 살펴봤듯이 웹 디자이너, 검색 엔지니어 등과 같은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디지털 비즈니스로 확대되었듯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here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불안해하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를 이해한다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게 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방향성이 보일 것이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 예시를 통해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회를 알아본다.


(다음 편에서 계속)


인공지능 시리즈(2/2)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와 비즈니스 기회: https://brunch.co.kr/@suno76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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