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wer of a Weekly Reflection
1.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아주 오래전에 지하철 역에서 봤던 광고 카피 문구인데 매우 강렬하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검색을 좀 해 봤더니 2000년 초반 당시 LG상사 캐논 익서스 모델의 헤드 카피였다.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쉽게 각색되거나 자기가 편한 대로 기억하기가 쉽다. 자신이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부분만 기억에 남고, 나머지는 배경처럼 되어 버려 오류를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기억은 기록만큼 신뢰하기 어렵다.
2. 새로운 해가 시작되다 보니 다들 지난해를 떠올려 보면서 나름대로의 회고(reflection)를 하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지난 한 해 동안 매주 빠짐없이 Weekly Reflection을 해 보았다. 시작하게 된 이유는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고, 할 일은 미친 듯이 많은데 다 기억을 못 해서 놓치거나 까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분명 열심히 하루하루 보낸 것 같은데 뭔가 불안하고, 공허하고, 그리고 성과 없이 시간이 지나가는 듯해서 weekly reflection을 시작하게 되었다.
3. 일 년을 해 보니 처음에는 개인적인 회고로 지난주에 무슨 일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check list로 활용되었다. 그러다 한두 달 지나가니 지난주를 리뷰하고 이번주를 계획하는 용도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매주 하다 보니, 주요 내용들을 template 화 시켜서 한주를 시작하게 되었고, 매주 월요일 시작을 지난주 미팅과 보낸 이메일등을 리뷰하면서 중요한 내용과 핵심 부분을 요약 정리하게 되었다.
4. Weekly Reflection 템플릿의 항목들은 크게 3가지로, 우선 [이번주 가장 중요한 일] 항목은 급한 것보다는 핵심적인 일 중심으로 리스트를 작성했다. 이번주에 반드시 마무리해야 할 내용들로서 가령 중요한 미팅 준비나 의사결정 사항, 이번주 화두가 되는 사업 전략 및 실행 계획 등을 고민하고 정리했다. 이를 통해 이번주 해야 할 많은 업무들 중에 우선순위를 매겨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5. 다음으로는 업무 체크 리스트로서 [Follow ups & reminders] 항목을 만들어서 놓치기 쉬운 일이나 지시 사항들을 정리해서 잊어버리지 않게 관리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특히 동시에 여러 가지 업무들이 진행될 때, 새로운 업무를 맡아서 정신없이 진행될 때 이 리스트들은 매주 리뷰하면서 진척 현황을 확인하고, 일정을 챙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6. 마지막으로 [이번주 주요 미팅 정리]를 통해 주요 미팅 및 논의 사항들을 각 요일 별로 키워드로 정리해서 한눈에 일주일 스케줄을 리뷰하고 관리했다. 특히 주요 미팅은 어떤 논의 사항이 있었는지를 요약해서 정리했고, 틈틈이 아이디어를 메모해서 그다음 주에 업무 스케줄에 반영하였다. 틈틈이 지난 기록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한 달 단위로 정리를 해 보니, 지난 일 년의 흐름이 한눈에 보이고, 어떤 고민을 했었는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등이 불완전한 기억들이 그 기록들을 보면서 재구성되어 되살아났다.
7. 사실 바쁜 일정에서 많은 양의 정보와 지식들을 소화하려다 보니 단기 기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간은 늘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업무를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어려운 일들을 쉽게 할 수 있을까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핵심은 현재 자신의 업무를 요약해서 기록하고, 이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다이어리를 사용하던 앱을 사용하던 그건 개인의 선택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8. 끝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실행이다. Weekly reflection의 가치는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면서 실행을 챙기기 위함이어야 한다. 자주 리뷰하다 보면 현재 무엇이 중요하고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가 보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확장되고 아이디어가 나온다. 즉 자신의 계획과 리듬하에 업무를 할 수 있게 되고 하나씩 달성하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9.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고 자신 만의 기록을 통해 한주를 되돌아보고 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갖는다면 유능하고 전략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는 게을러서 daily는 엄두도 못 내고 weekly로 시작했지만 습관을 갖기에는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매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힘이 들지 않게 할 수 있었고, 월요일 아침을 의욕적으로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올해에는 기록을 통해 자신만의 성장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