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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호 Jul 17. 2022

디지털 전환과 다이어트

1.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과 다이어트는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만 실패하기 쉽고, 많은 돈을 써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새로운 다이이트 방법 등이 나올때 마다 도전 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달성 하기가 쉽지 않다.



2. 많은 기업에서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컨설팅 회사에 전략을 외주 주고, 직원들의 DX 교육(코딩, 데이터 분석 등)에 투자를 하고, 사내 DX 팀을 만들고 외부 전문가를 채용 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이에 대한 시급성이 더해져 정신없이 이를 추진해 온지가 꽤 되는 것 같은데 뭔가 이렇다 할 큰 변화는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전체 기업의 약 70% 이상이 실패한다고 하는데, 스탠포드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다이어트 실패 확률 95%보다 낮긴 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3. 기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첫째는 기업 내부의 조직적 관리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디지털 전환 도입 만을 서두른 점과 둘째는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은 채 새로운 기술/테크 도입에만 치중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4. 각 기업마다 비지니스 상황과 경쟁 관계 그리고 조직적 역량은 다르다. 회사마다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 속도, 로드맵, 방향성이 같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벤치마킹 성공 사례를 보고 빠른 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왜 그럴까? 기본적으로 DX는 외부 혁신으로 인한 기업 존폐와 관련 있기 때문에 위기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5. 흔한 예로 Netflix, Uber, Air B&B, Tesla, Amazon 등 기존 사업을 디지털 기술 및 혁신으로 기존 비지니스 판도를 순식간에 바꿔버렸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게 되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화는 실패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GE 와 Ford 이다. GE는 단기간의 실적 압박으로 인해 가장 먼저 DX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변화에 머물었고, Ford의 경우는 많은 돈을 들여 스타트업도 인수하고 기존 사업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을 했으나 조직 내의 핵심 비지니스와 통합되지 못해서 실패하고 말았다.



6. 사실 우리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들 DX에 대해 많이 들어 봤지만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혹은 사람들마다 이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마치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처럼 다들 코끼리(DX)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서로 다른 부분(내용/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7. 우선 ‘자동화, 디지털화, 그리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자동화(Digitization)란 기존의 아날로그 업무를 컴퓨터나 기기를 통해 디지털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가치 보다는 업무의 효율화에 집중한다. 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기존 업무에서 디지털 정보(데이터)를 모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모아진 데이터의 분류 및 활용의 용이성으로 인해 업무를 개선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디지털화로 만들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및 성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다들 DX를 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기존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국내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8. 디지털 전환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이나 전략에 앞서 내부의 혁신,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즉 기업 문화와 사고 방식의 전환으로 부터 디지털 전환이 시작된다. 대부분 초기에 디지털 전환은 이 업무를 담당하는 특정 팀, 부서에 몰려있다. 그렇다 보니 이를 진행함에 있어 기존 조직, 프로세스 와의 마찰은 필수 불가결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기존에 익숙한 비효율의 효율화를 시도하지만 기존 구성원들의 저항으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성장 동력이 약해지게 만든다. 따라서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Top 매니지먼트에서 부터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이 필수적이다.



9. 기업 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 혹은 플랫폼을 도입한다고 해서 저절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먼저 업무 방식의 변화를 받아 들이고, 새로운 기술 및 변화를 이해 해야 하고, 최신의 기술과 거창한 전략보다 ‘조직 내부적인 혁신’을 강조해야 한다. 그렇기에 경영진의 디지털 리더십과 전문성은 변화의 핵심이다. 전사적인 대규모 사업 보다는 작은 조직에서 시작해 실험과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업 별로 중장기에 걸쳐 체질화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워 이를 리드해야 한다.



10. 한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디지털 전환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어야 한다.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것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만들어진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오는 것이지, 이를 제공하기 위한 테크, 혹은 투자 등이 아니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어떤 기술, 프로세스를 도입 하던간에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지에 핵심을 두고 변화를 이끌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으로 만들 수 있다.



11. 디지털 전환은 한번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와 노력을 통해 반복하면서 지속적인 변화를 통한 탈바꿈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진정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살을 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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