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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DAK 노닥 Dec 02. 2016

6시

셋째글

6시는

새벽과 저녁이 엉키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태양이나 이 시간에 벌써 깨어있는 달에게 운이 좋으면 인사도 건네볼 수 있답니다.  

오늘은 힘든 하루였습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었습니다.

왠지 제 삶에서 하나 좋은 날 없을 정도로 처량한 날이었어요.

달과 해가 그래서 나왔더라구요.

제 안쓰런 모습에 달과 해가 동시에 서쪽과 동쪽에서 자릴 지키고 있어요.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사실 달과 태양도 우리 처럼 매일 일어나고 자고 뜨고 지는 것이 매우 힘든일이라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우직한 녀석들은 달과 해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매일매일 이겨내고 다시 눈을 뜨면 현실이라는 사실에 경악하지만

보이지 않고

보지 않고

그저 축축한 냄새를 풍기는 길가를

코를 의지해서 나아가다가 달빛이나 해빛이 발 위를 비추어 줄 때

우리는 고갤 푹 숙이고

감사합니다- 다시 보게 해줘 감사합니다!

하고 눈물 뚝뚝 내리우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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