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라는 말 아시나요?
메멘토 모리라는 말은, "죽음을 기억하자"의 라틴어 버전입니다.
메멘토라고 하니까 영화 메멘토가 생각나지요. 영화 속에서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남자 주인공이 몸에 문신을 해서 기억하려는 일종의 인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입니다(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장례식에 갔다 왔습니다.
장례식이라는 것이 '어떻게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느냐?'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의 소재로서 장례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장례식을 통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 추출의 단계에 이른다면, 쓰지 못할 이유란 없습니다.
"난 그게 제일 후회되더라구... 내가 바빠서 할머님 한 번 학기 중에 찾아뵈지 못한 것."
기억하고, 괴로워하고, 살아가고. 이 세 가지가 인간의 뇌에 선물된 가장 고통스러운 축복일 것입니다.
아마 최초의 사람이었던 아담도 죄를 짓고 밖에 나가 살 때 좋았던 그 때를 기억하고 괴로워하고, 살아갔을테죠.
기억이라는 것은 절대로 좋은 것마냥 우리에게 추억을 선사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죽음을 묵상하고, 그것을 기억하고 괴로워하고 살아가면 조금 다른 차원의 축복이 됩니다.
죽음을 기억하는 일 자체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작은 답을 얻게 될 것이니까요.
작은 답은 '이제 우리 어머니께 더 잘 해 드리겠어'같은 긍정적인 선물을 낳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기억하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