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갓 넘긴 입장에서
어른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유쾌하지 않네요.
어른이 되면 돈도 많이 벌고, 좋아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고, 서로 이해하는 삶을 살아야지! 하고 다짐했던 모든 것.
갑자기 혼자서 여행을 떠나고, 책을 써보고, 카페도 내보자! 이렇게 다짐했던 것.
이제서는 소박해져서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제가 잡고 있던 꿈의 종류들을 스르륵 놔주는 것 같습니다.
꿈이 하나하나 사라질 때마다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습니다. 다만 '공허함'이 느껴질 뿐이죠.
이럴 때마다 책상에 앉아 12시가 넘도록
'아이가 되고 싶다'고 얼마나 되내이는 줄 모릅니다.
차라리 내가 아이었다면, 이 살아가는 것의 냉혹함과 무관심에 무지했더라면.
그렇게 생각 한 번 해보고는 잠에 듭니다.
이런 생각이 저의 뇌와 마음 속에는 일종의 소주 한 잔이 되어버리는 것일까요. 들이킬 때마다 소리없는 푸념만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술을 마실 때 모두 안주와 곁들어 마시듯, 이 생각과 곁들이는 것이 단 한가지 있습니다.
'아 그때는 괜찮았지.'
'어... 어떻게 보면 지금이 그 상황보다는 낫네'
그래서 쉽사리 탈이 나지 않는 것이지요.
아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자기가 걸어온 길을 냉철하게 비평할 수 있는 길이거든요.
하지만 그 생각에 중독될 필요는 없습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