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깨달음 : 영화 후기] 동주(2015)
영화 '동주'를 보는 동안,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짧은 인생을 살다 간 동주와 몽규의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생각해보았다.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들에게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우리말과 글의 사용이 금지되었고, 우리 역사 연구와 교육이 금지되었으며, 학교의 모든 수업이 일본어로 진행되었다. 그 당시 국사 수업은 일본사를 일본어로 배우는 것이었다. 아울러 일제의 황국신민화 정책의 하나로 창씨개명(1940년 2월 11일부터 접수)을 강요하였으며, 거부하면 학교 입학을 금지했다. 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식의 고유한 성과 이름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당시 일제의 탄압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완전히 말살해서 일본 민족에 통합하려는 정책들과 함께 잔인하게 이루어졌다. 이 시기를 살았던 우리들에게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정처 없는 고통의 터널 속에서 언제 빠져나올 수 있을지 결코 알 수 없는 괴로운 삶을 사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 속 동주와 몽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정의(正義)를 실현한다. 송몽규는 제도권 안에서 교육을 받으며 지식인으로 성장해가지만 그는 독립운동으로 마음속의 정의(正義)를 실천한다. 교육을 통해 지도적 세력이 되고, 그 기반을 이용해서 조선의 독립에 힘을 보태려는 야망을 가진다.
윤동주는 시를 쓴다.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어를 사용할 수 없는 비참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 언어로 시를 쓴다. 일제강점기의 교육제도 아래서 조선인의 정체성은 말살되고, 일본을 위한 지식인으로 성장하는 교육을 받지만 그는 조선인의 감성을 유지하며 조선어로 시를 쓴다.
일제강점기의 우리들에게 정의로운 삶을 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마음속에 올바른 뜻을 품고 사는 것, 자체가 반역인 시절이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동주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시신을 확인하며 통곡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다. 그 시절,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정의로운 삶을 살았던 이들의 괴로움을 우리는 이 장면에서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알게 된다. 그들의 정의(正義)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
「참회록」과 「십자가」의 해설을 위해 참고한 도서정보
=> 한국 명시(오현경 편저/도서출판 대우/1995)
[참된 깨달음 : 영화 후기] 동주(2015)
"박노국의 참된 깨달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