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은 소설가 Jan 10. 2024

[운명은 필연이다.-2]

생각 하나

<20여 년 전 써놓은 글입니다. 아직도 같은 생각이냐고 물어보신다면 생각해 보지 않아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3. 운명은 필연이다.     

    물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 중 하나인 에너지보존법칙이 있다. <물체를 어떤 정해진 상태에서 다른 정해진 상태로 옮기기 위해 외계에서 물체에 주어야 하는 열량 Q와 일 W의 합 Q + W는 어떠한 방법에 의해서도 일정하다>라는 이 법칙처럼 주어진 가정에 의해서는 인과관계처럼 하나의 답만이 이끌어지는 필연성이 연관되어 있다. 풍선 안의 공기에 가해지는 힘(pressure)과 그에 따른 에너지보존도 주어진 원인이 같기에 결과는 일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운명도 마찬가지이다. 글의 서두에 관측했던 오른발과 왼발이 아슬아슬하게 교차되는 시점이 곧 그들의 결과가 되는 것이고, 그들이 어느 시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원인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례로 설명해 보겠다. 사거리 교차점에서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 보자. 통상적으로 두 대의 차량은 상대방의 차를 보고 부딪치기 위해 액셀을 밟지는 않는다. 그들은 같은 시간 같은 시점에서 만났다는 결론 점에서 만났을 뿐이다. 사거리의 한 가운데에서 그들의 운명이 만나게 되었다는 소리이다. 이 사고에서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아주 간단하다. 두 대의 차를 운전한 운전자가 어느 시간, 각기 다른 장소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정해진 운명대로 시간은 흘러 사고가 나게 된 것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면 그들은 자신의 부모에게서 X년 X월 X일 X시 X분 X초에 태어남으로서 정해진 운명에 의해 살아 온 것이 되고, 그 태어남도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만남이 있었기에 이루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운명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에서 출발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 밟은 당신의 오른발은 방금 전 밟은 왼발이 버티고 있기에 가능하였고, 그 왼발은 그전에 밟았던 오른발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게 된 것 이다. 시간을 돌리면서 생각해 본다면 당신이 전에 있던 곳을 그 시간에 나왔기 때문에 원하던 목적지로 향하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게 되고, 이 시점에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정해진 운명에 의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의 초점을 점점 더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운명에 의해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운명은 정해져 있다.

2) 운명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정해져 있는 운명에 의해 살아가고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는 것이다.



4. 운명은 바꿀 수 없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사람의 운명을 알 수는 없다. 그저 사람은 정해진 운명에 의해 사고(思考) 하게 되고, 살아가게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정해진 운명에 의해 지금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이고,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또한 정해진 운명에 의해 보게 된 것이다. 정해진 운명에 의해 사람들은 살아가고, 때론 발버둥 치며 힘쓰고 노력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그 사람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다는 인과응보적인 결론이라는 것이 어느 상황에서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게 된다. 태어난 시점에서 시작하여 지금 존재하고 있는 이 시점까지 모든 것이 형식에 맞춰서 진행되어 온 것이고, 이 형식이란 각각의 사람에 해당되는 운명이라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명제이다.

    삼국지의 인물 공명(孔明)은 천상(天象)으로 자신의 죽음을 알고는 하늘에 빌어 목숨을 늘려 보려 했다. 그러나 6일 동안 지켜온 주등이 꺼지면서 운명에 거스를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는 ‘죽고 사는 게 다 명에 달렸으니 빈다고 어떻게 얻을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곧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 그것을 이제야 깨달았다는 한탄하는 말인 듯싶다. 

(三國志 제 10권 page174)     



5. 당신도 정해진 운명에 의해 자연스러워 질 것이다.     

    ‘당신도 정해진 운명에 의해 자연스러워 질 것이다’라는 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정해진 운명이 있고 누구도 거역할 수 없이 그 운명에 의해 살아가고 생각하게 된다면, 지금의 나태함이나 방관 또한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문장의 요점은 하나다. 그러한 생각 또한 정해진 운명에 의해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분 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곧 이런 생각들을 잊고 다시 땀 흘리고, 노력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 모두가 정해진 운명이라는 형식 속에서 흘러가는 일부분 일뿐이다.



6. 결론     

    사람뿐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과 생명체에는 인과응보적인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 인간은 모든 사물에 해당하는 운명의 원인을 알기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 시켜왔고, 하나하나 풀어 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nanotechnology 시대가 열리면서 사람의 DNA 해독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파헤쳐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일들 또한 미리 정해져 있는 운명에 의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의 일부이다. 

    운명이란, 지구상의 아주 작은 미분자의 관계에서부터 얽히고설켜서 이루어지는 형식이므로 쉽게 알 길이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짜인 운명에 의해 맞춰져 가고 있는 과정의 하나이며, 이 모든 일들은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 보며 짜 맞춰 본다면 지금까지의 운명에 대해서는 알 방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은 정해진 운명의 형식대로 거스름 없이 나아갈 것이므로 걱정할 것 없다.

작가의 이전글 [운명은 필연이다.-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