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도솔암에서의 차나눔 봉사 이야기
매년 11월이 되면, 나는 고창으로 향한다.
단풍이 가장 고운 계절, 선운사 도솔암에서 열리는 무료 차 시음 및 먹거리 나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고창티클럽 선생님들과 성본스님이 함께하는 이 봉사는 벌써 6~7년째 이어지고 있다. 가을이 오면 도솔암으로 향하는 이 길은, 내게 '감사의 순례길'이 되었다.
군산에서 아침 7시 40분에 출발했다. 도솔암에 도착하니 산사의 공기와 함께 반갑게 맞아주는 행사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매번 이 순간이 벅차다.
삶이 힘들었던 시절, 이곳은 내게 위로의 장소였다. 그래서 이 봉사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감사에 대한 되돌림'이다. 받았던 위로를 이제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시간.
아침 9시부터 고창티클럽 선생님들과 함께 준비를 시작했다. 군고구마팀, 전통차팀, 핸드드립커피팀, 어묵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자리에서 움직였다. 9년을 함께한 사람들이라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통한다. 봉사라고 하지만, 매번 축제처럼 즐겁다.
나는 매년 핸드드립커피팀이다. 행사 시작 전, 우리 팀 식구들을 위해 먼저 커피를 내렸다. 차분한 산사 공기 속에서 피어오르는 커피향. 그 행복한 순간을 함께 나누었다.
군고구마팀은 올해도 황금터고구마 사장님의 지원으로 엄청난 양의 고구마를 준비했다. 미리 쪄온 고구마를 다시 굽는 기계 앞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는 그야말로 '고문' 수준이었다. 드시는 분들마다 "세상 제일 맛있는 군고구마"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통차팀은 가장 인원이 많았다. 발효차와 고창 떡으로 구성된 티푸드를 나누며, 방문객들에게 '쉼'을 선물했다. 차 전문가인 선생님들이 한 잔 한 잔에 정성을 담았다.
어묵팀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직접 육수를 내서 따끈하게 끓인 어묵 400개가 순식간에 완판되었다. 디톡스 중이었지만 나도 결국 하나를 먹었다. 내년엔 500개로 늘리자며 모두가 환호했다.
커피 한 잔을 건네드릴 때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았다. 그럴 때면 '내가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이 높아졌다. 이게 바로 봉사의 매력이 아닐까.
누군가를 위한 한 잔의 차, 한 조각의 떡이 그들의 하루를 밝히고, 내 마음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3일간 클렌즈주스를 마치고 스무디로 보식하려던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절밥의 유혹은 이길 수 없었다. 매운 것만 빼고 조금만 담아 먹었는데, 혀가 정직하게 변하니 재료 본연의 맛이 깊게 느껴졌다.
오늘 하루, 마음도 몸도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도솔암에서의 봉사는 언제나 나에게 나눔 이상의 의미를 준다. 차를 배우고, 나누고, 함께 웃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인생의 소중한 루틴이 되어버렸다.
가을이 오면, 나는 또 이 길을 걸을 것이다.
감사를 되돌리기 위해. 그리고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