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딸의 장례식을 치렀던 병원에서 시체검안비를 환불해 준다는 문자가 왔다. 직접 내원하거나 팩스로 필요한 서류를 보내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일도 많고 심신도 지친 상태라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팩스를 보냈고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 전화를 했다.
담당자는 내 이름을 말하며 서류 잘 도착했다고 한 뒤에 뭐라고 했는데 5월 말에 입금 확인하라는 말로 들렸다.
“네? 5월 말에 입금 확인하면 된다고요?”
“아뇨, 11월 말에 입금됩니다. “
담당자의 말을 잘못 들은 게 웃겨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고 전화를 끊으며 머리가 멍해졌다. 딸의 시체검안비 입금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엄마라니.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눈 건 아니지만 환불받는다는 말에 좋아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민망하고 나한테 화가 났다.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냈다고 울고만 살진 않는다. 하지만 웃고 있어도 슬픔이 저편에서 찰랑거린다
통곡을 해도 모자랄 판에 나는 왜 웃었을까. 조금 전에 팩스로 보낼 서류를 정리하며 가족관계증명서의 딸 이름 옆에 선명하게 적혀 있는 ‘사망’이라는 단어를 보고 흘린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웃음을 터트린 내가 어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