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과 한 끼의 식사. 이 둘은 모두 사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정성 들여 차린 밥상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먹는 사람은 요리하느라 수고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만든 사람은 먹는 사람의 모습을 보며 흐뭇하다. 사람들은 먹방과 맛집 탐방, 한시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예능 프로를 시청하며 힐링을 한다.
요리에 관심도 없고 독박 간병에 지쳐 끼니도 대충 때우는 나도 한때는 이런 영상을 즐겨 봤다. 그런데 딸이 하늘의 별이 된 후로는 모든 게 시들해졌다. 쇼핑몰이나 sns에서 모양도 예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디저트를 보면 슬퍼진다. 디저트에 진심이었던, 자기가 개발한 디저트를 만드는 게 꿈이었던 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나만의 공간에서 한없이 밑으로 밑으로 가라앉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