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중에 거기 꼭 가자

by 비니

kbs <인간극장> ‘나는 선생님과 결혼했다’ 편에서 남편이 이런 말을 한다.


“일찍 결혼해서 일찍 아이 낳는 게 나중에 되게 좋다, 빨리 아이들 키우고 둘이 놀러 다니겠다.”


예쁘게 사는 부부다. 내 딸도 이렇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두 사람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나도 딸과 가고 싶은 곳이 많았다. 사주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런데 ‘나중에’라는 말이 모래알처럼 흩어질 수도 있음을 딸이 가고 나서 알았다.


사람들은 타인들이 겪는 사건, 사고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으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하면 ‘나한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며 절망한다.


나도 그랬다. 딸이 갑자기 떠났을 때 길을 걷다가 모르는 사람이 내 뒤통수를 엄청 세게 때린 후 모른 척하고 가버려 황당하고 억울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나중에’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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