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물 없이는 3일도 못 버틴다

무인도 100일: 첫날부터 죽을 뻔했다

by 이동혁 건축가

무인도 100일: 첫날부터 죽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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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절망에서 희망으로 (1~10일차)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3화. 물 없이는 3일도 못 버틴다 –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법


1.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목이 탄다.

이건 단순한 갈증이 아니었다.
입안이 바싹 말라붙고, 혀가 마치 사막처럼 갈라지는 느낌.
내 몸속의 수분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이제 겨우 이틀째인데…"

나는 힘겹게 중얼거렸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두통이 오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결국엔 의식조차 희미해진다.

물이 없다면 3일도 버틸 수 없다.
이게 생존의 기본 법칙이었다.

하지만 이 섬은 마치 나를 조롱이라도 하듯, 끝없는 바닷물만 펼쳐놓고 있었다.
짠물.
바닷물을 마시면 더 빨리 죽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젠장… 물, 물이 필요해."

나는 숲을 향해 휘청거리며 발을 옮겼다.


2. 바닷물은 독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바닷물을 마신다.
그리고 죽는다.

왜냐고?
바닷물은 우리 몸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소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마시는 순간, 체내 수분이 더 빠르게 빠져나가며 심각한 탈수 증상이 온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나는 반드시 깨끗한 담수를 찾아야 한다."

나는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존 지식을 떠올렸다.
TV에서 봤던 다큐멘터리, 유튜브에서 본 생존 전문가들의 조언…


1. 강이나 샘물을 찾는다.
2. 식물에서 물을 얻는다.
3. 자연적으로 물을 정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세 가지 방법이 가능했다.

문제는,
이 섬에 강이 있을까?


3. 생명의 발자국을 따라가라


나는 두리번거리며 땅을 살폈다.
물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동물을 따라가는 것이다.

"동물도 물이 없으면 못 산다."

그렇다면, 동물들이 물을 마시는 장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나는 숲속을 조심스럽게 걸었다.
이상하게도… 어제 봤던 그 거대한 뱀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나는 바닥에 찍힌 작은 발자국들을 발견했다.

작은 포유류, 혹은 새의 발자국.
그리고 그것들은 일정한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좋아, 널 따라가 주지."

나는 기대 반, 절망 반의 마음으로 발자국을 따라갔다.


4. 기적 같은 발견


15분쯤 걸었을까.

"…들린다."

희미하게,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았다!"

눈앞에는 작은 개울이 있었다.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기쁨에 차서 손을 뻗어 물을 떠 마시려는 순간—

"잠깐."

나는 손을 멈췄다.

이 물이 진짜 깨끗할까?
혹시 동물의 배설물이나 세균으로 오염된 건 아닐까?

"잘못하면 더 위험해진다."

나는 생존 지식 중 하나를 떠올렸다.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5. 물을 정화하는 법


1. 끓이기
불을 피울 수 있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물을 끓이면 대부분의 세균과 기생충이 죽는다.

2. 태양 증류법
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나뭇잎과 비닐(혹은 잎)을 이용해 증류수를 모은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바닷물도 정수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돌과 모래 필터링
모래, 숯, 작은 돌을 층층이 쌓아 물을 여과하는 방법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큰 불순물을 걸러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내겐 시간이 없어."

나는 선택했다.

물을 끓이자.


6. 첫 불을 피우다


나는 마른 나뭇가지를 모았다.
문제는…

"불을 피우는 게 쉽지 않다는 거지."

생존 전문가들은 항상 "나무 마찰로 불을 붙일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몇 번이고 나뭇가지를 문질렀지만, 아무런 불씨도 생기지 않았다.

"하아… 이거 원…"

그때, 나는 바닷가에서 주웠던 작은 유리 조각을 떠올렸다.

돋보기 효과.

나는 유리 조각을 햇빛에 맞추어 작은 잎 위로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몇 분 후—

"치직…"

"붙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불씨를 불어 살렸다.
조금씩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마침내 불이 타올랐다.

"성공이다."

나는 개울에서 떠온 물을 작은 바위 틈에 모아 불 위에 올려놓았다.
물이 끓어오르면서 거품이 피어올랐다.

이제야 진짜 생존을 시작한 것 같았다.


7. 다시 살아났다


뜨거운 물을 식힌 뒤, 나는 천천히 마셨다.

"캬아아아—!"

내 인생에서 이렇게 물이 맛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물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자, 마치 내 몸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이제야 정신이 드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태양이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이제 물을 확보했다.
다음 목표는… 음식이다.

나는 다시 힘을 내어 몸을 일으켰다.


8. 하지만 위기는 계속된다


"물도 확보했고, 불도 만들었으니 이제 좀 살겠…"

그때였다.

"끼이익—!!"

나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숲속 어딘가에서 들려온 기묘한 소리.

나는 조용히 칼을 쥐었다.
이제 겨우 물을 구했는데,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 건가?

…이 섬에는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