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위험 요소 분석
2장: 야생을 정복하라 (11~30일차)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나는 나뭇가지로 바닥을 정리하며 땀을 훔쳤다.
막 완성한 집을 바라보며 작은 성취감에 미소를 짓던 그 순간—
"…"
뭔가 이상했다.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흙바닥 위에 선명하게 찍힌 낯선 발자국.
나는 한 걸음 물러서며 숨을 삼켰다.
"이건… 내 발자국이 아니야."
나는 무릎을 꿇고 그 흔적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발자국은 커다란 짐승의 것처럼 보였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발가락이 세 개로 갈라져 있었고, 발톱 자국이 깊이 패여 있었다.
게다가—
규칙적인 간격으로 뻗어나간 길고 깊은 흔적.
"이건… 그냥 짐승이 아니야."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건 단순한 동물이 남긴 흔적이 아니다.
◆ 가능한 시나리오
맹수? 이 섬에 대형 포식자가 살고 있다면 밤이 훨씬 위험해진다.
인간? 누군가 신발이 아닌 맨발로 걸어다녔다면?
다른 존재? 내가 알지 못하는 섬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나는 바짝 마른 입술을 핥으며 발자국을 따라갔다.
"이 섬이 단순한 무인도가 아닐 수도 있어."
나는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럽게 숲으로 발을 내디뎠다.
숨소리를 최대한 죽이며, 발걸음을 소리 없이 옮겼다.
주변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새도 울지 않았고, 나뭇잎조차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듯했다.
이 기분…
마치 내가 사냥꾼이 아니라, 사냥감이 된 듯한 느낌.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가는 걸 느꼈다.
그 순간—
파드득!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뒤쪽에서 들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낮추며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겼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손에 쥔 창을 꽉 쥐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숲속 어둠 사이,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날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느껴지는 것은—
존재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있다.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대로 숲속으로 뛰어들어 확인해야 할까? 아니면, 빠르게 거처로 돌아가야 할까?
나는 선택해야 했다.
나는 손에 땀이 밴 창을 꽉 쥐며, 이 섬에서 내가 겪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았다.
◆ 이 섬에서 발견된 위협 요소
정체불명의 발자국 – 나 이외의 존재가 있다.
밤이 되면 느껴지는 낯선 시선 – 숲속 어딘가에서 나를 감시하는 무언가.
맹수의 흔적 – 단순한 초식 동물이 아니라, 강한 포식자가 존재할 가능성.
조류(潮流)와 자연의 위험 – 바닷가와 강도 안전하지 않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섬은 단순한 생존지가 아니다.
나는 이제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있었다.
이 섬의 미스터리를 계속 파헤칠 것인가?
아니면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방어책을 강화할 것인가?
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나는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결심했다.
"두려워할 시간 없다."
나는 더 이상 숨어 있을 수 없다. 이 섬의 위험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
◆ 다음 목표
더 깊은 정글로 들어가 이 섬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방어구와 무기를 보강해야 한다.
더 많은 단서를 찾아야 한다.
나는 창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발자국이 향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섬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는 더 이상 사냥감이 아니라 사냥꾼이 되어야 한다.
나는 발자국을 따라 깊은 정글로 걸어 들어갔다. 주변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무언가 숨겨진 것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조차
마치 속삭이는 듯했다.
"…뭐지?"
나는 걸음을 멈췄다.
눈앞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거대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 한가운데, 그곳엔 어색할 정도로 빈 공간이 있었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눈앞의 장면을 보자 숨이 턱 막혔다.
바닥에는 썩어가는 나무 기둥이 박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무언가를 세워두었던 흔적이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기둥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이건… 사람이 깎은 나무다.'
자연적으로 부러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 이곳에서 구조물을 만들었었다.
나는 손끝으로 기둥의 결을 따라갔다.
예전엔 제법 튼튼했던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에 쓸려 부서지고,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 섬에는… 사람이 있었어."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로 간 걸까?
◆ 가능한 가설
이 섬을 떠났을 가능성 – 조난된 사람들이 구출되었을 수도 있다.
어딘가에서 아직 살아있다? – 다른 지역에서 은밀하게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위험에 의해 사라졌다? – 그들을 없앤 무언가가 이 섬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주변을 살폈다. 그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
나는 가까이 다가가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녹슬고 낡은 칼날 조각.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 섬에서 내가 만든 창과는 전혀 다른 물건. 철로 된 무언가였다.
이건, 문명의 흔적이었다.
나는 그 칼날을 손에 쥐고 주위를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부서진 나무 기둥, 흙 속에 묻힌 오래된 흔적들, 그리고 녹슨 칼날 조각…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 결론
이 섬에는 한때 사람이 살았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오래전 사라졌다.
그러나, 이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건… 누군가는 여기에 돌아올 수도 있다.
나는 심호흡을 했다.
"이 섬에서 벌어진 일은 대체 뭐였을까?"
그리고—
만약 그들이 아직도 어딘가에 남아 있다면?
나는 지금, 감시받고 있는 걸까?
이제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여기서 더 깊이 탐색할 것인가?
아니면 안전을 위해 거처로 돌아갈 것인가?
나는 손에 든 녹슨 칼날을 꽉 쥐었다.
무언가 강한 직감이 들었다. 이 섬은 단순한 무인도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단순한 생존자가 아니라, 이 섬의 비밀을 풀어야 할 탐험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발자국을 따라 더 깊이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탁."
발밑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바닥에는—
누군가 떨어뜨린 듯한, 부서진 가죽 신발 조각이 있었다.
심장이 요동쳤다.
◆ 이 섬에 나 말고도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천천히 입을 다물고, 숲 속 어둠을 응시했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사각거렸다. 그 사이로, 어디선가… 낮고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창을 움켜쥐었다.
이 섬에는, 나 혼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