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과 재난에 대비한 건축-생존학개론
9부: 생존 건축의 세부 기술과 응용
새벽 3시.
기상센터는 태풍 '바일런트(Violent)'의 상륙을 공식 발표했다.
순간최대풍속 72m/s.
이 도시에서 태어나 처음 보는 수치였다.
그러나 해안선을 따라 고요히 우뚝 솟아 있는 그 건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바람이 분 것이 아니라, 마치 건물이 먼저 바람을 '흘려보낸 것' 같았다.
그곳은 **공기역학(Aerodynamic)**이라는 무기를 품은, 생존을 위한 집이었다.
건물을 관통하는 바람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양력(Lift)
항력(Drag)
이 두 힘이 동시에 작용할 때, 건물은 전복되거나 지붕이 들리는 사태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기역학적 설계를 적용하면, 바람은 마치 물처럼 건물을 감싸고 저항 없이 흘러간다.
이것이 바로 바람을 이기는 건축의 본질이다.
태풍이 몰아칠수록, 사각형 건물은 가장 먼저 무너진다.
바람을 분산시키는 곡률 구조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 압력 손실 최소화
항공기 동체, 고속열차와 유사한 형상
실사례: 오키나와 ‘바람의 집’ – 완만한 곡선 지붕과 벽면이 바람을 미끄러뜨리며 태풍에도 손상 無.
바람이 정면으로 충돌할 면적을 줄임
각 방향에서의 풍압 분산 효과
지붕 들림 현상 방지
“둥근 것이 살아남는다.” – 이는 자연과 공기의 원리다.
건물에 의도적인 틈과 구멍을 만들어 바람의 흐름을 유도
과도한 풍압이 한 지점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
내외부의 압력 차를 줄여 구조물 손상 방지
예시: 싱가포르의 마리나 바이지구 고층 주택은 타워 중앙에 거대한 '에어패스'가 있어, 태풍에도 안정된 압력 유지
외부 공기 유입과 내부 압력 조절 기능
외피와 본체 사이 공기층을 형성해 단열 및 압력 완충
건물 하부를 지면보다 낮게 설계해 무게 중심을 낮춤
풍속이 강한 상부 구조는 유연하게, 하부는 단단하게
바람이 아니라, 땅과 함께 흔들리는 설계
구조적으로 '뿌리박은 나무'와 같은 구조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동 회전
내부 환기와 함께 풍압 분산 효과 제공
외피의 유연한 움직임으로 바람을 해소
풍속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
위험 구간 자동 차단, 셔터, 보강판 작동
건물의 유연성 범위를 AI가 제어
� 결론: 살아남은 건축은, 바람을 '이해'했다
‘바일런트’가 도시를 강타한 뒤, 수많은 건물이 유리처럼 부서졌다.
그러나 바닷가 절벽 위, 유선형의 주택은 그대로였다.
외벽에는 먼지 하나 묻지 않았고, 내부에서는 태풍의 흔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집은 처음부터 바람을 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람과 함께 숨을 쉬는 생존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