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건축으로 생존하기 프로젝트
2부. 무重력에서 지은 집: 구조와 형태의 반란 - 지구 밖 건축의 구조적 혁신
“그 땅 아래에는, 누가 설계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하나의 도시가 존재하고 있었다.”
— 정우, 암흑 탐사 기록 중
정우는 드론 화면에 멈춰 섰다.
검은 구멍, 표면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자.
달의 남서쪽 고원지대, 메어 고지(Mair Plateau).
거기엔 직경 수십 미터, 깊이 수백 미터에 이르는 천연 동굴 구조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용암이 흐른 자취.
지질학자들은 그걸 **“용암튜브(Lava Tube)”**라 불렀고, 정우는 그것을 **“인류 최초의 지하 도시 가능성”**이라 명명했다.
달 표면 아래에는 고대 화산 활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용암이 흐르며 굳어졌고, 표면이 먼저 식은 후 속이 비어 길고 튼튼한 동굴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길이: 수백 미터 ~ 수 킬로미터
단면: 원형 또는 말굽형
천장 두께: 평균 5~40m
내부 온도: 일정하게 -20℃ ~ -30℃ 유지
태양풍 및 운석 완전 차단
정우는 벽에 적었다.
“이건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다.
이건, 스스로 집을 가진 공간이다.”
정우는 윤서와 함께 드론 ‘세레브럼 7호’를 투입했다.
3D 라이다 맵핑 결과, 내부 단면은 반원형에 가까웠고 높이는 약 22m, 너비 30m.
연장 길이는 2.4km 이상으로 추정되었다.
정우는 입구에 적외선 조명을 설치하며 말했다.
“높이는 지하철 역사, 길이는 수직도시급.
이건 '기지'가 아니라, ‘구조체 없는 구조물’이야.”
정우는 이 동굴 안에서 철골도, 돔도, 방사선 차폐벽도 설계하지 않았다.
대신 공간 내부를 조형하는 방식의 건축을 시작했다.
바닥 → 탄성 지지 플로어 매트 시공
벽체 → 유연형 에어돔 유닛 부착
지붕 → 조명 및 열기 순환 라인 매립
단차 공간 → 생태재배존 / 온도 차단벽 활용
윤서는 조용히 말했다.
“정우, 이건 더 이상 ‘건축’이 아니야.
이건… ‘공간을 사용해 인간의 삶을 이식하는 것’ 같아.”
정우는 용암튜브를 단순한 임시 피난처로 남겨둘 생각이 없었다.
그는 이곳을 에너지 자립형 지하 복합도시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만약 우리가 달에 진짜 도시를 세운다면, 그 시작은 여기가 될 거야.
땅 아래, 아무도 보지 못한 그 어둠 속에서.”
정우는 동굴 벽을 손으로 쓸었다.
그곳은 딱딱했지만, 그의 손끝에서 아주 오래된 구조물처럼 따뜻한 숨결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