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건축으로 생존하기 프로젝트
2부. 무重력에서 지은 집: 구조와 형태의 반란 - 지구 밖 건축의 구조적 혁신
“건축은 인간이 손으로 하는 일이라 믿었다.
그런데 지금, 그 손이 6개이고,
날개가 달려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기술’이라 부른다.”
— 정우, 자동 시공 기록
정우는 일출 직전의 붉은 그늘 아래에서 자세 조정 중인 ATHLETE를 내려다봤다.
그 거대한 육족형 로봇은 마치 무게를 잊은 거미처럼 부드럽게 바위를 넘고 있었다.
곁에는 작고 민첩한 드론 SAMPLR가 기지 주위 지질 샘플을 실시간으로 스캔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직접 땅을 파지 않아도 된다.”
All-Terrain Hex-Limbed Extra-Terrestrial Explorer
NASA JPL에서 개발한 다관절 다리형 운반 및 시공 로봇
정우는 ATHLETE를 **‘이동형 시공소’**라 불렀다.
SAMPLR는 지질 샘플러이자 매핑 드론이었다.
고해상도 스캔, 적외선 분석, 입자 채집 기능을 탑재해 건축 입지 및 자재 적합성을 실시간으로 판단했다.
탐사 반경: 2km
운용 고도: 5~20m
기능: 3D 매핑, 샘플 채취, 재료 분석, 데이터 전송
통합 설계: 정우가 직접 설계한 건축 적합도 알고리즘 내장
“드론은 탐사자이자, 설계자이며,
동시에 ‘현장 감리자’다.”
정우는 모듈 A-9의 작업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ATHLETE에 프린팅 헤드를 부착, SAMPLR가 수집한 레골리스 기반 혼합물을 사용해 기초 벽을 자동 적층시켰다.
총 시공 시간: 5시간 30분
총 인력 투입: 0명
기계 오작동률: 0.3%
보정 명령 수: 단 4건
윤서가 결과를 보고 중얼거렸다.
“정우… 우린 이미
기계와 함께 건축하고 있었던 거야.
처음부터, 이건 공동작업이었어.”
정우는 드론과 로봇이 벽을 세우는 모습을 보며, 철학적으로 되물었다.
“건축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가?”
그는 고개를 저었다.
로봇은 자재를 알고,
드론은 지형을 기억하고,
알고리즘은 구조를 계산하고,
그러나 건축가는 ‘공간의 의미’를 만든다.
정우는 모든 시공 기록을 ‘공동 설계자’로 등재했다.
모듈 설계: 정우
현장 매핑: SAMPLR
시공 및 적층: ATHLETE
구조 분석: AI Cortex-B
그는 이 구조체에 이름을 붙였다.
“이건 ‘AI와 인간이 함께 설계한 첫 번째 공간’이다.”
“우린 기계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기계를 설계한 인간의 의지가, 지금 벽이 되고, 공간이 되고 있으니까.”
— 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