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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혁 건축가 Nov 06. 2018

하마터면 모르고 지을 뻔했다

0. 프롤로그

건축가 이동혁의 궁금증 해소 에세이

하마터면 모르고 지을 뻔했다

전원주택 짓기 편 


글쓴이 : 이동혁


0. 프롤로그


두 권의 책.


필자의 첫 번째 책이었던 '따뜻한 전원주택을 꿈꾸다'

그리고 두 번째 책 '꿈꾸던 전원주택을 짓다'


첫 번째 책은 1년 반이라는 집필 시간이 걸렸고, 두 번째 책은 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책을 출간했다.


이 두 책을 쓰면서 필자가 무슨 생각을 했는 줄 아는가?


"내가 미쳤지. 100억을 가져다줘도 다시는 책 안 쓴다."


필자의 직업인 건축가는 글을 주로 다루는 직업은 아니다. 펜으로 선과 그림을 그렸으면 그렸지 글을 쓴다니... 처음 필자가 글을 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엄청 비웃어댔다. 이해한다. 젊은이의 어린 치기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조차도 "설마 책을 낼 수 있는 능력이 되겠어?!"라고 생각했으니 말 다했다.


첫 번째 책에서는 나름 큰 포부가 있었다. 

"왜 다른 것들은 다 금액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데, 집은 금액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거야? 내가 불투명한 전원주택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겠어!"

건축 분야는 그 어떠한 분야보다도 극보수에 해당한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도 서로 금액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니 얼마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책을 '짠'하고 내놓았을 때 어떠한 반응이었을 것 같은가? 

"우와 이 책을 쓴 건축가 진짜 대단하다."

"건축 분야도 투명한 시대가 도래했군."

이랬을까? 

"아니" 솔직히 필자도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책이었지만 건축주들에게 인기가 있기보다는 동료 건축가들과 동종 업계의 엄청난 비난을 받는 시작점이 되었다.

"너만 먹고살 것이냐?"

"왜 시장을 어지럽히느냐?"

"네가 뭔데 건축비를 낮게 책정해서 정답처럼 발표해"

예상했던 반발이었지만 그 수위가 필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첫 번째 책은 실패가 아닌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는 출간부터 지금까지 집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대 성공의 책이라 할 수 있다. 고객들에게는 분명 사랑을 많이 받은 책이었는데 동종 업계의 반발이 워낙 심하다 보니 정작 필자는 고객들의 사랑스러운 피드백을 출간 후 1년이 지난 후에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첫 번째 책을 뒤로하고 두 번째 책은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원주택 짓기 가이드북'을 써내는 것이 목표였다. 막상 집짓기 가이드북을 쓸려고 하니 참고할만한 서적도 없고 자료도 없고. 처음 시작이 있으면 중간과정을 거쳐 마무리로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현재 서점에 출간되어 있는 책들은 중간은 없고 처음과 끝만 있었다.

정말 집을 지을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예쁜 모습만 보여주기 위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겉은 엄청 화려한데 봉지를 뜯어보니 공기만 가득 차 있는 과자 같은 느낌. 이 정도 비유 면 필자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쓴다고 목차를 잡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 

누가 보아도 쉽게 이해되는 글이어야만 했다. 누가 보아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어야만 했다.

결과는 두 번째 책도 베스트셀러. 첫 번째 책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많은 시기와 질투 속에 집필한 책이었는데 고객들이 그 마음을 알아주니 책을 쓴 사람으로서 너무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데...


"왜 또 책을 쓸려고 하세요?"


그렇다. 필자는 솔직히 아쉬운 게 없다. 책을 한 권 낸다는 게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에 다시는 책 안 쓴다고 해 놓고 세 번째 책을 이렇게 쓰고 있다. 필자가 생각해도 미친것 같다. 누군가가 말했다. "세상은 원래 흘러가는 데로 편안하게 사는 게 제일 속 편하다."


뭐하러 사서 고생인지.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을 편찬하고 정말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욕도 정말 많이 얻어먹었지만 반대로 응원과 칭찬, 그리고 기대한다는 마음 따뜻한 메시지들을 받았다.


전화나 이메일로 정말 많은 문의가 오는데 문득 느낀 것이 "아! 집 짓는 것 관련해서 물어볼 곳이 정말 없긴 없구나." 오직 했으면 이런 내용들도 필자에게 문의를 했을까.


집을 짓는데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다. 또는 이게 맞는 것인지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싶다. 집을 지어본 분들은 이러한 것을 느껴보지 못했는가?


아마 백이면 백 다들 느껴보셨을 것이다.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전원주택을 원하는 수요층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건축 시장은 원래 아파트가 주 수익층이었지 한채 한채 짓는 전원주택이 주 수익층이 아니었다. 정리하면 정확한 가이드라인도 없고 제대로 짓는 사람이나 브랜드들이 몇 개 없다는 것을 뜻한다.


수요는 많아지는데 집을 제대로 지어 줄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어떠한 현상이 벌어졌겠는가?" 말해 무엇하랴. 혼돈의 집짓기 시장이 펼쳐진 것이다.


필자의 이번 세 번째 책 '하마터면 모르고 지을 뻔했다'는 혼돈의 집짓기 시장을 조금은 정리해 줄 가이드의 역할자로서 필자의 경험담과 객관적인 내용을 직관적으로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궁금했었는데 그 누구도 답해주지 않았던 내용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인 내 집에 대한 이야기. 


전문 서적이 아니다. 그냥 필자의 경험담을 담은 이야기 책이다.


궁금증 해소 에세이 '하마터면 모르고 지을 뻔했다' 지금부터 시작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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