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성과

by 퇴근후작가



드디어 다음 주면 초대전이다.


초대전을 준비하면서 나는 생각보다 큰걸 얻었다.

완성된 작품이 아니고 좋은 평도 아니다.

바로 나에 대한 믿음이다.


내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내가 그리고 싶은 이미지들을
현실의 캔버스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믿음.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와도

결국 혼자 해결해 낼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그것을 이미 해냈다는 사실.


전시는 누군가의 평가를 받는 자리지만,
이번 초대전 준비과정은 온전히 나와 나 사이의 싸움이었다.


누구에게 물어볼 꽃 하나 없었다.
곁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저 혼자 고민했다.
테스트하고, 덮고, 다시 그리고 또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지웠다.
시간이 아까워도, 체력이 바닥나도

힘들다는 핑계로 대충 한 적이 없다.


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비로소 ‘그럴듯한 그림’이 아니라 ‘진짜 내 그림’이 만들어졌다.


그 순간을 나는 안다.

완성된 작품을 마주했을 때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핑계가 필요 없는 상태.

정말 나 자신을 담아냈구나, 느껴지는 바로 그 상태.


그건 우연도 아니고 운도 아니다.

묵묵히 쌓인 시간과 집중의 결과다.


그리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성장했다.

감각이 더 정확해졌고, 색을 다루는 힘이 깊어졌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체력이 단단해졌다.


누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나는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다는 걸.


자기검열이 심했던 내가

스스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게 나의 셀프 성과다.

남들은 모르는 좁은 작업실 구석에서 묵묵히 축적한 성과이다.


이번 초대전이 내게 남긴 건
작품보다 더 큰 자산이다.


작가로서 나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
그리고 앞으로를 향한 미션.


나는 더 성장할 것이다.

또다시 힘든 과정을 겪더라도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고,
끝까지 완성해 내는 사람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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