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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y 17. 2022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파"

미야비 인터뷰

*2015/12에 진행한 대면인터뷰입니다.


절륜의 스킬을 가진 기타리스트에서 세계를 무대로 하는 싱어송라이터로.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야비는 그야말로 위풍당당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었다. 단순히 음악을 만들고 부르던 시절을 지나, 이제 자신의 음악으로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큰 포부를 스스로 짊어진 한 뮤지션의 이야기. < The Others >라는 테마야말로 그의 음악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라는 사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7년만의 내한입니다. 오늘 공연에 대한 소감은 어떠신지요.
그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는 느낌은 별로 없어요. 미국으로 이주한 후 네 번의 세계투어를 했고, 그 과정에서 이렇게 7년이 지나가 버렸네요. 사실 패션쇼 등의 일로 드문드문 오기도 했었고, 그래서 그런지 어제 입국해서도 외국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곳의 풍경이 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달까요. 제 자신이 하프코리안이기도 해서 그런지, 모든 것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팬들과의 만남은 7년만이니까, 그 점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어요.
                                                                                        



오늘 공연은 < We Are The Others Extra >의 일환으로 왔는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투어인지 궁금합니다.

여러 다른 뮤지션들과 라이브를 하자라는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게스트 액트와 함께 하는 형태로 진행 중인데요. 다행히 타이밍이 맞아서 한국에서도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고, 여러 오퍼나 기획도 있었지만 시기 상 단념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최근작인 < The Others >(2015) 역시 영어 가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Odyssey'와 'Shangri-La'를 제외하면 모두 영어인데요, 영어권에서의 활동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면 될까요?

그렇죠. 아무래도 세계 공통어니까요. < The Others >를 만들고 월드투어를 돌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한건데요. 우리는 모두 다르잖아요. 같은 아시아인이더라도 일본, 한국, 중국, 대만, 모두 다르죠. 그게 당연한 거고, 그 차이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공존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만 보더라도, 미디어가 정치적인 부분을 클로즈업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이러한 상황일수록 문화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음악이 가진 힘을 제가 퍼뜨리고, 이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팬들과 함께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몇개월 전 인터뷰했던 호소미 타케시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아, 제 친구예요! 평소에도 서로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책임감을 가지고 해 나가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The Others > 수록곡 중 제작과정에서 고충이 있었던 곡이 있다면요. 영어 가사를 쓰는데 스트레스를 받진 않으셨는지요.

역시 영어 발음은 어려워요.(웃음) 그래도 꼭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미전달 측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하지만, 결국엔 생각이나 느낌이 언어를 뛰어넘는 순간을 많이 체감하거든요. 외국 어디든 간에 작품이나 퍼포먼스가 좋다면 꼭 언어가 아니라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전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 앨범에 대한 구상은 어디까지 되어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투어 중에 있지만 데모트랙은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잠깐 < What's my name >(2010)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드럼을 맡은 보보군과 둘이 만들었는데, '2인조가 구현해 내는 직선적인 리듬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라는 것이 콘셉트였어요. 록 포맷을 벗어나 신스 사운드를 비롯한 여러 소리를 채집해 춤출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했죠. < The Others >에서도 기조는 비슷하지만,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는 간단한 멜로디의 힘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다음 작품은, 이와 같은 방향성을 갖되 여러 가지 스타일을 더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고민 중에 있습니다.


< Miyavi >(2013)와 < The Others > 두 작품은 확실히 '세계를 노리고 만들었다'라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때문에 전과 다르게 의식하고 만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그렇죠. 록, 힙합, 댄스, 재즈, 모두 서양의 문화잖아요. 그것에 대해 일본인, 아시아인인 제가 어떻게 싸워나갈 것인가, 그것을 굉장히 의식해서 만들었습니다.(스타일이 많이 바뀐 탓에 예전 팬들이 낯설어하진 않냐고 묻자) 서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팬들도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요. 물론 그 기대감을 채워줄 자신감도 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북남미, 유럽 등 서양권에서의 성과는 어떻다고 보시나요.  

성과라고 한다면, 어쨌든 계속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4번의 월드투어를 돌면서, 일종의 무브먼트를 넘어, 한명의 음악가로서 인식되고 저를 보기 위해 공연장에 와 준다는 것이 굉장히 고무적입니다. 특히 라이브가 끝난 뒤 공연장의 스태프나 경비 분들이 다가와 사인을 요청하면, 팬 이외의 분들에게도 내 음악에 담긴 마음이 전달되었구나 라는 것이 느껴져요. 그간 엘렌(드 제너러스), 안젤리나 졸리, 톰 크루즈와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제 음악이나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죠. 저 또한 굉장히 기뻤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왔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아직 많이 모자라죠. 계속 도전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시아인 기타 플레이어라는 것은 서양에서 굉장히 드문 케이스의 뮤지션이죠. 저는 그것이 제 무기가 된다고 봅니다. 저를 본 사람들이 “와우!”라고 외침과 동시에 미소를 짓는, 그것이 저에게 큰 동기부여이자 엔진이 됩니다. 그 탄성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크네요.



마지막으로 2016년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앞에도 이야기했듯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항상 두근두근 하는 마음을 유지하고 싶고요. 저 자신도 그렇지만, 이 두근거림을 팬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의 공연 또한 일본투어와 같은 감각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 : 조아름, 홍은솔, 황선업

사진 : 홍은솔

정리 : 황선업

사진제공 및 취재협조 : 비포레스트 코리아(B'Fores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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