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er Sonic > 일본 아티스트 소개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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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펜타포트는 잘 즐기고 오셨나요? 저도 금/토 이렇게 이틀 동안 다시금 페스티벌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지내다 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운영도 한결 나아진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엘르가든과 인터뷰도 하는 등 여러모로 뜻깊었던 일정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공연이라고 한다면, 저는 호소미 타케시의 “옛날 생각나는 CM 송, 기억나요?”라는 말과 함께 터져 나온 ‘Marry me’를 최고의 순간으로 꼽고 싶습니다. 2018년 재시동 이후 현지에서는 거의 부른 적이 없는 노래이기에, 그들이 얼마나 한국 팬들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네요. 뉴스레터를 보시는 분들은 각자 어떤 순간이 최고였는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이제 펜타포트도 끝났으니, 섬머소닉으로 자신의 레이더를 집중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섬머소닉은 ‘음악 페스티벌’을 표방하고 있기에 여러 장르의 뮤지션들이 출연하는데요. 도쿄에서는 이미 걸그룹 뉴진스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죠. 그러면 ‘일본의 걸그룹도 소개해 보면 어떨까?’ 싶어 이렇게 한자리에 모아봤는데요. 다들 색깔이 뚜렷하고 음악적 지향점도 다르기에 비교해서 보시면 더욱 흥미롭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너무 유명한 퍼퓸(Perfume)을 제외한 네 팀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어떤 포인트로 자신들을 어필하고 있는지, 미리 살펴보시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베비메탈(BABYMEATL) (8/19(토) Osaka / 8/20(일) Tokyo, MOUNTAIN STAGE)
언뜻 보면 아이돌같이 보이는 팀이 빡센 헤비니스 뮤직을 선보인다? 이 믿기지 않는 콘셉트로 10여 년간 승승장구해 온 베비메탈이 올해 섬머소닉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그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작년 공백기를 거쳐, 2023년 활동 재개 후 해외 공연을 열심히 돌다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에 잠시 일본에서 페스티벌과 팬클럽 한정 투어를 참여하는 스케줄이 됩니다. 그만큼 자국민들도 보기 힘든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났다는 이야기죠.
아직 관람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아이돌과 메탈이라는 두 요소가 잘 어울릴까 싶겠지만, 편견을 조금만 내려놓고 보신다면 그 융합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그야말로 ‘록’의 기운을 가득 채워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몇 번 본적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2016년의 섬머소닉이 기억나네요. 마니아들의 리드에 힘입어 정말 원없이 슬램을 하고 월 오브 데스를 만들었던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최강의 세션이 서포트하는 스래쉬/멜로딕 스피드 메탈 기반의 사운드와 퍼포먼스형 아이돌 특유의 다이나믹함, 여기에 시원스레 뻗어 나가는 수-메탈(SU-METAL)의 탁월한 가창력까지. 몸을 부대끼고 함께 목청껏 소리치는 ‘록 페스티벌’의 트래디셔널함을 원하신다면, 좋은 선택지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 곡만은 꼭! Road of Resistance, メギツネ(메기츠네), いじめ、ダメ、ゼッタイ(이지메, 다메, 젯타이)
모모이로클로버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8/19(토) Osaka OCEAN STAGE / 8/20(일) Tokyo, MOUNTAIN STAGE)
아이돌이 흔히 구사하는 상술은 최소화하고, 밑바닥부터 오로지 ‘공연’을 통해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라온 팀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포맷은 전형적인 일본 걸그룹이지만, 다년간 갈고 닦은 라이브에서의 엔터테인먼트성은 가히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한데요.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투어 뿐만 아니라, 매년 봄 라이브나 여름 이벤트, 크리스마스 공연도 착실히 수행하며 건강하고 활기찬 매력을 선보인지도 벌서 15년이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메인급 무대가 주어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돔 투어나 일본의 대형 로컬 록페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나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려 줄 수 있는 넘버가 많아 초반의 분위기를 달구어주기엔 제격이라고 기획 측에선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관객과 호흡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연에 특화되어 있는 만큼,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록 재미가 배가된다는 점 기억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곡만은 꼭! 走れ!(하시레!), 行くぜっ!怪盗少女(이쿠젯! 카이토쇼죠), いちごいちえ(이치고이치에),
아타라시이각코노리다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
(8/19(토) Osaka, Massive Stage / 8/20(일) Tokyo, Spotify RADAR Early Noise Stage)
올 초 한국에서도 숏 폼 등을 통해 ‘オトナブルー(오토나부루)’가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었죠. 교복을 입은 채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일견 생경하다가도 어느덧 그 실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들이 바로 지금 소개할 팀입니다. 2017년 데뷔 후 조금씩 인기를 얻어가던 와중, 아시아계 뮤지션들을 영입해 영미권으로의 물꼬를 터주는 음반사 < 88 rising >과 계약해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도 동시에 쌓아가기 시작하죠. 그러다 앞서 말씀드린 ‘オトナブルー(오토나부루)’가 2023년에 접어듦과 동시에 제대로 터지며 단숨에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オトナブルー(오토나부루)’는 어찌 보면 블랙뮤직과 신스팝의 결합과도 같은 스타일이지만, 그 외에도 다채로운 스타일의 곡들을 보유하고 있기에 각 장르에 맞춰 어떤 퍼포먼스가 펼쳐질지 집중해 보신다면 더욱 흥미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낙 군무가 장기인 팀이지만 KPOP의 그것과는 또 다른, ‘따로 또 같이’ 자신들의 개성을 발휘하는 춤사위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실 겁니다. 커리어의 전환점에서 맞이하는 페스티벌 무대, 아마 남다른 그들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곡만은 꼭! オトナブルー(오토나부루), 最終人類(사이슈진루이), NAINAINAI
패스코드(PassCode) (8/19 Tokyo, PACIFIC STAGE)
베비메탈이 정통 메탈 사운드를 기반으로 여기에 변형을 가한다면, 이쪽은 애초에 전자음악과 결합한 일렉트로니코어를 주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에 많은 부분 오토튠을 활용하고 있으며 샤우트와 스크리밍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보컬 측면에서 조금 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려는 측면을 가지고 있죠. 그렇게 완성된 박진감 있고 현란한 결과물들이 끊임없이 청각에 고자극을 선사합니다. 더불어 음악의 흥을 배가시키는 활기찬 퍼포먼스까지. 어느덧 데뷔 10년을 넘긴 이들의 경력은 연륜으로 정착해 멋진 라이브로 환원시키고 있는 중이죠.
2018년 당시 내한 공연을 관람할 당시 인상적이었던 것은, 타이트하고도 높은 텐션의 러닝타임을 시종일관 유지해 가는 멤버들의 에너지였습니다. 정말 없는 힘도 끌어 낼 수 있는 일종의 마법 같았다고 할까요. 라우드 뮤직을 좋아하신다면 강력히 추천드리며, 잘 모르고 가시더라도 분명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멤버 미나미 나오의 팬이라, 오사카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 곡만은 꼭! Ray, It’s you, FLAVOR OF 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