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그리고 글쓰기의 즐거움의 재발견
브런치에 글을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것 같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언제 마지막으로 글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3년 동안 법무관으로 있었고, 그 이후에는 1년 6개월여 동안 회사에서 사내변호사로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로펌으로 이직을 하게 됐다.
이직을 하고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고, 벌써 4개월이 되었다.
새롭게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오늘 점심에 나눈 대화 때문이었다.
같은 팀에 파트너 변호사님은 소설도 쓰시고, 벌써 책도 2권이나 내신 작가이시다.
변호사님은 내 얘기를 쭉 들으시더니, “변호사님도 글(책)을 써 보세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변호사님이 글과 소설을 쓰신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고, 사실 마냥 동경만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막상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잘 하지 못했던 것은,
새로 이직한 직장에 적응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과,
마치 농땡이 피우는 기분이 들어서였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는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그렇지만 오늘에서야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글-법률서면이 아닌-을 가끔 써봐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오늘 파트너 변호사님과의 점심 식사 후에 들었다.
“아, 나도 글을 쓰면서 일도 할 수 있겠다.”
오늘 나에게 용기를 주셨던 파트너 변호사님이 정말 존경스러웠던 것이,
일도 너무 완벽하게 하시고, 육아도 하실 뿐만 아니라, 책도 내면서, 소설도 쓰는,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 같아서였다.
그분을 동경만 하다가, 그분이 내게 지나가듯 던진 한마디에 힘을 얻었다랄까?
아,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고 있었지?
계속 일로써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최근에 정말 4개월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나 자신이 갉아먹어지는 듯한 느낌
-번아웃 전단계인가?-을 받으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법률서면 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가벼운 글쓰기)을 틈틈이 해주어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리를 띵하게 울린 오늘 파트너 변호사님의 한 마디.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과 일하는 것이 점점 일치하는 순간이 와야 해요.”
일하는 것의 스트레스의 배출구인 동시에
나의 일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그 일치하는 접점의 ‘글쓰기’.
이것이 내가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이다.
결국 내가 일하는 글쓰기와 내가 사랑하는 글쓰기 간의 자유로운 조화, 일치를 이루는 삶.
앞으로의 방향은, 일 얘기도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많이 해보려고 하고,
내 개인적인 얘기도 많이 해보려고 한다.
확실히 사내변호사에서 로펌으로 나오면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진 것도 있다.
사내변호사 얘기도 시간이 되면 해보려고 하고,
법무관 얘기, 그리고 로펌에서의 얘기도 많이 해보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나도 학생 때나 아니면 진로 고민을 할 때
작은 정보지만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쓴 사람들의 경험을 읽으면서
‘아 (이쪽 세계는) 이렇구나’ 하고 느끼고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그리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닿아서 그 사람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기를.
좀 더 부지런하게 글을 쓰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챙겨줘야겠다.
내가 녹슬지 않도록, 나 자신이 타버리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