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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보안 3] 4. MS의 '변신'은 무섭다

이미 세계 최대 보안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는 사람들에게 창업자 빌게이츠, 컴퓨터 OS인 'Windows'로 익히 알려진 유명한 글로벌 기업이다. 전 세계 컴퓨터 OS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MS Office라는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문서작업 소프트웨어 시장도 장악하고 있다. 쉽게 말해 세계 컴퓨터 시장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움켜쥔 기업이다.


  하지만 그런 MS도 움켜쥐지 못한 시장이 한 곳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문서작업 소프트웨어 시장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국민 소프트웨어인 '아래아한글'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글과컴퓨터(약칭 '한컴')에서 개발/판매하는 아래아한글로 인해 우리나라는 MS에서 문서작업 소프트웨어 가격을 주도하지 못하는 유일한 국가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MS가 사업다각화를 위한 수많은 업체들을 인수하는 대상에 보안업체들도 함께 인수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비트디펜더(Bitdefender)'라는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개발한 업체도 포함되어 있었다. 인수된 이후 이 제품은 MS가 판매하는 'Windows'에 기본 옵션으로 포함되어 배포되기 시작했다. 그냥 'Windows'를 설치하면 무조건 함께 설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비트디펜더를 잘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아마도 또 다른 국민 소프트웨어인 'V3'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대부분의 가정에서 안랩에서 개발한 V3를 사용하고 있어 MS에서 배포한 비트디펜더가 시장을 장악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V3로 인해 비트디펜더는 설치되었음에도 작동은 하지 못한 상태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MS는 'Windows'를 앞세워 개인용 컴퓨터 OS라는 생태계를 장악했고, 이를 토대로 생태계 기반의 문서작업 소프트웨어인 MS Office로 문서작업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MS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준비해 온 결과물을 가지고 전 세계를 두드리면서 바야흐로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다. M365라는 협업툴 설루션을 내세워 개인 컴퓨터에서 동작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MS의 M365에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개인 컴퓨터에서 동작하는 다양한 보안 SW들도 포함되어 있다. V3로 대표되는 PC백신 제품을 대신할 비트디펜더도 포함해서 말이다.


  기존의 OS 전문기업에서 탈피해 꾸준히 보안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MS는 이제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보안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활약 중인 컴퓨터 OS와 문서작업 소프트웨어 시장에 더해 컴퓨터 보안제품 시장까지 그야말로 개인용 컴퓨터의 전 영역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자. 국민 소프트웨어로 불리던 아래아한글V3로 보호되던 우리나라의 수성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 그리고 일반인들은 아래아한글 보다 MS Office 사용에 더 익숙하다. 오직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에서만 아래아한글을 사용해 줄 뿐이다. 바야흐로 문서작업 소프트웨어 시장의 목줄을 MS에 넘겨주기 직전까지 와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MS의 M365에서 제공하는 문서보안 서비스는 아래아한글에서 생성한 문서인 '.HWP' 파일은 지원하지 않는다. 의도적이건 아니건 기업에게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에서 동작하는 V3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현재 MS의 비트디펜더는 기업들에게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 더해 기업이 M365라는 협업툴 서비스를 사용하면 개인용 컴퓨터에서 동작하는 비트디펜더를 중앙에서 관리 및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M365 도입만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PC백신과 관리서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만큼의 비용도 절약된다. 그 결과 M365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V3가 시나브로 비트디펜더로 교체되어 가고 있다.


  MS의 공격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OS라는 생태계 비즈니스 장악을 무기로 그 토대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즈니스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한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후에도 아래아한글V3를 컴퓨터에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MS의 변신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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