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안 4] 3. AI에 대한 단상(3)

AI의 역설

AI가 제공하는 강력한 편의성으로 인해 오히려 인간의 생존이 위협받는 현실, 이것이 'AI의 역설'이다.


최근 여러 언론 및 인터넷 매체에서 뜨거운 감자처럼 언급되고 있는 주제가 있다. 바로 AI로 인한 일자리의 상실이 그것. 물론 AI로 인한 업무 자동화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의 일을 대체할 것이란 점은 오래전부터 예측되어 왔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현실로 닥치는 상황이 되자 그에 따른 당혹감과 사회적 파장은 예상보다도 훨씬 거대한 파도로 다가오고 있다. 마치 돌에 맞으면 아프다는 것을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돌에 맞아서 아픈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전혀 다른 세계인 것처럼 말이다.


AI 기술의 발달은 사회 각 분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예상치 못한 분야의 일자리들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공격받고 있는 직업이 오랫동안 고소득 직업으로 인기 높았던 대표적인 사무직 영역인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직업이다. 복잡하고 까다로우면서 많은 서류더미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업무적 특성 때문에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제대로 일처리 하기 힘들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AI가 발달하면서 복잡하고 까다로우면서 많기도 한 서류처리를 모두 AI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제 AI가 작업한 결과물을 검증하고 검토할 수 있는 경험 많은 변호사 혹은 회계사 능력자만 있으면 된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직업이 IT분야의 대표적인 전문영역으로 평가되던 개발자 영역이다. 사람이 직접 키보드 입력을 통해 수행하던 프로그램 코딩 작업의 상당 부분이 AI를 통해 수행하는 형태로 개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10명이 하던 개발업무를 개발자 2~3명만으로 충분히 진행이 가능하다. 이젠 AI가 제작한 결과물을 검증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확인해 개선할 능력 있는 소수의 개발자만 있으면 된다.


고소득 전문직으로 평가되던 직업 중 하나인 약사 직업도 위협받고 있다. 처방전을 제시만 하면 AI가 알아서 약을 찾아 조제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사람이 직접 해오고 있던 여러 분야의 직업들이 AI의 출현으로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대체될 수 있는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중요한 부분은 AI로 촉발된 충격이 뜻밖에도 세대 간의 현격한 희비쌍곡선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이전에는 예상도 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많은 경력을 가진 구세대에겐 기회이자 희망을, 아직 경력이 없는 젊은 세대에게는 비극이자 절망을 안겨주면서 말이다.


AI의 출현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은퇴와 구조조정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던 사오십대에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경력을 갖추었으나 많은 연차로 인해 연봉이 높다는 것이 사오십대가 가진 큰 약점이었다. 이제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약간의 학습을 통해 AI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다.


오랫동안 검증된 경험을 통해 AI가 만들어낸 결과물들을 확인하고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수정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대신 이전에는 열명이 하던 업무가 두 세명의 경력자로 대체된다. 최근 신입보다는 경력자 위주로 채용시장이 전환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의 출현은 신세대에겐 일자리를 구해 사회에 진출할 기회가 사라지는 공포스러운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업무를 모르거나 서툴고, 앞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분야에 대한 경험이 필요한 젊은 세대의 자리가 나름 능숙하고 대규모의 처리가 가능하면서 비용까지 저렴한 AI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효율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AI의 출현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면서 일처리 효율이 낮은 신입사원을 고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이제는 제법 경력이 있는 어중간한 직원들의 자리까지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득 앞으로의 5년 또는 10년 뒤 미래를 생각하니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진다. AI의 출현으로 인해 지금의 젊은 세대인 이삼십 대에게서 사회에 진출해 배우고, 능력을 쌓고, 급여를 받아 생활을 영위하면서 더불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린 뒤 맞이하게 될 앞으로의 미래말이다. 지금의 사오십대가 완전히 은퇴하고 그 자리를 대신해 사회를 지탱해야 할 미래의 경력자이자 책임자를 키워내지 못한 미래.


사람을 편리하게 하고자 개발되었으나 오히려 그로 인해 사람의 미래가 힘들고 어렵고 위협까지 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 이것이 AI의 역설이다. 아직 늦지 않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5년 뒤 또는 10년 뒤에 시작하면 너무 늦다.


AI의 미래를 궁금해하기보다는 사람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의 미래를 지키려면 지금 움직여야만 한다.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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