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축구 리뷰
2020.12.07
울버햄튼, 리버풀 2-1로 꺾고
홈 무패 기록 제동걸 것
경기 전,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리버풀이 홈에서 울버햄튼에게 1-2로 패배해 홈 무패 기록이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버풀이 최근에 알리송까지 부상당하며 전력 누수가 많은 데다, 현재 울버햄튼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예상은 과녁판조차 맞히지 못할 만큼 보기 좋게 빗나갔다. 리버풀은 홈에서 4골을 몰아치며 9개월 만에 홈구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휴식을 하루 더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경기력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최근 몇 주 동안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다가 모처럼 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니 선수들의 컨디션이 꽤나 올라온 듯한 모습이었다.
켈러허 골키퍼가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아약스 전에 이어서 2연속 선발 출전이다. 팀의 3번째 옵션이었던 선수가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게 되는 걸 보면 인생은 정말 모르는 일이다.
초반부터 울버햄튼의 측면 공격이 위협적이었다. 특히, 좌측보다는 아다마 트라오레가 있는 우측에 무게를 두며 로버트슨의 배후를 공략했다. 간헐적으로 보이는 그의 폭발적인 드리블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 충분했다.
리버풀은 미드필더 배치를 재조정하며 이에 대응했다. 수비력이 좋은 바이날둠이 커티스 존스가 있던 왼쪽 미드필드 자리로 변경되며 로버트슨을 커버했다.
전반 24분, 조던 헨더슨이 후방에서 뿌려준 롱패스를 울버햄튼 센터백 코너 코디가 제대로 트래핑하지 못했고, 함께 쇄도하던 살라가 이를 가로채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역시 공격수는 집념이 있어야 한다.
전반 막판에 VAR 논란이 한 차례 있었다. 울버햄튼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마네의 수비 동작과 코너 코디의 볼 소유 동작이 겹쳤다. 이 과정에서 코디가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VAR 판독 결과 취소되었다. 두 선수의 접촉은 코디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다.
전반전 내내 리버풀의 맞대응에 고전한 탓인지 아다마 트라오레가 우측에서 좌측으로 포지션이 변경되었다. 반면, 리버풀은 전반전과 동일하게 플레이했다.
후반 58분,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추가골이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조던 헨더슨의 롱패스를 받은 베이날둠이 상대 문전까지 드리블하며 가다가 마땅히 줄 곳이 없자 중거리슛으로 해결했다. 피파온라인의 Z+D를 상기시킬 만한 아름다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었다.
후반 67분, 상대의 사기를 무너뜨리는 세 번째 골이 터졌다. 살라의 왼발 크로스를 조엘 마팁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가만 보면 마팁도 은근히 골을 잘 넣는 것 같다. 부상만 없으면 참 좋은 선수인데 말이지)
곧바로 네코가 아웃되고 아놀드가 투입됐다. 뒤이어 피르미누도 아웃되고 조타가 투입됐다.
후반 78분, 울버햄튼은 한 골이라도 넣기 위해 분투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리버풀이 이를 역이용하며 네 번째 골을 뽑아냈다. 상대의 볼을 탈취한 후, 빠르게 공격 전환을 가져간 아놀드가 문전으로 낮고 빠른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마네와 세메두가 뒤엉키며 세메두의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승기를 잡은 리버풀은 후반 80분, 체력 안배 차원에서 헨더슨을 빼고 케이타을 투입시키며 남은 시간을 마무리했다.
경기는 4-0 리버풀의 대승으로 종료되었다.
리버풀은 울버햄튼전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기준 65경기 홈 무패 기록(54승 11무)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2017년 4월 이후 1,323일째 유지되는 기록이며, 프리미어리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시즌 내내 부상이라는 악재와 VAR 판정의 불운(?)이라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유스들의 활약에 힘입어 하나하나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유스 화수분 리버풀의 잠재력은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아마도, 풀럼 원정을 다녀온 후 맞이하는 다음 홈경기가 아주 큰 기점이 될 것이다. 리그 1위와 2위의 맞대결이자, KBS 라인과 마누라 라인의 맞대결일 테니까. 특히, 월드클래스 실력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관건일 것 같다. 토트넘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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