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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한긍정 Jul 28. 2023

쉬며 생각하며

쓴다는 것






글을 쓴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매일 깨닫는 요즘이다.  자신 만의 글을 꾸준히 이어가고 계시는 모든 작가님들께 경의를 보낸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넘쳐나지만 나에게 결국 그 모든 것은 변명과 핑계일 뿐이다.


가뭄에 콩 나듯  발행하던 글을 이번 초부터 집단지성의 힘(1일 1 브런치 단톡방 작가님들과의 동기부여)을 빌려 2주간 평일 동안 매일 발행할 수 있었다. 방을 개설하고 이끌어주신 작가님과 '당일생산 신선발행'을 외치며 바쁘신 일상 속에서도 글을 꾸준히 발행하시며 귀감이 되어주신 작가님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반짝 발행한 글을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어 열흘이 참 행복했다. 어설픈 글에도 공감해 주시며 '라이킷'을 눌러 주시는 작가님들의 따스함 덕분에 나는 아직 이 공간에 있다. 방문해 주시는 모든 작가님들에게 감사하다.  반면 부지런히 글을 읽고 또 응원해 드리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을 반성하며 게으름을 탓해 보기도 했다. 결국 글을 쓰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나는 다시 멈춰 천천히 가기로 선택했다.







7월 셋째 주 어느 날부터 지나치듯 무심한 말투로 첫째 아이가 간간이 묻기 시작했다.  




"엄마, 글 썼어?"



"엄마, 글 쓰고 있어?"



"엄마, 글 발행했어?"






아이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자 슬쩍 보여주었던 일에 살짝 덜미가 잡힌 느낌이었다. 그 독촉과 재촉이 나쁘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글쓰기의 부재는 왠지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건대 아직까지 나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쓰고 싶지 않아서 쓸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기에 쉽지 않았다.






도망치듯 미루고 있던 차에 아이가 다시 말했다.




"를 한번 더 써봐!"




아이의 조언이 얼마나 상큼하고 간결하고 또 명쾌한지!



'시'가 더 쓰기 힘들다는 구구절절한 설명을 하려 말고, 나의 '습작시'가 왠지 아이에게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 입가에 싱긋 미소가 슬며시 그려졌다. 이렇게 아이의 사소한 작은 칭찬에 흐뭇해하는 나 자신을 문득 발견하는 순간,  아이의 일상에서 칭찬보다는 재촉하며 지시적 언어를 주로 사용하던 내가 오버랩되었다.






아이들도 얼마나 칭찬을 듣고 싶었을까.


나는 돌연 숙연해졌다.






비난과 지적으로 일상이 범벅이 되어 돌아가다 보면 어느새 여유는 고사하고 상처만 남는다. 그러면 많은 책 속에서 나를 일깨웠던 감미로운 교훈들은 현실에서 먼지처럼 흩어져 형체도 없이 날아간다.  






그런 날이 반복되던 어느 .


숙제 때문에 갖은 신경전과 실랑이를 벌이다 생채기난 가슴으로 겨우 책상에 앉은 둘째가 물었다.




"엄마, 나 잘하고 있어?"



"엄마, 나 잘하고 있지?"






칭찬을 갈구하는 아이의 흔들리는 눈망울을 보면서도 '그것이 대체 무엇이라고!' 결코 주지 않고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옹색하게 칭찬에 인색한 나를 만난다.  '그래'라고 말해야 하는, 그렇게 해도 되는 상황에서 '그래'라고 굳이 말하고 싶어지지 않는 나는 대체 얼마나 속이 배배 꼬인 건지! 나의 작은 그릇은 나의 아이를 담기에 너무 작아 스스로 흠칫 놀라며 멈칫거리다 한 발 물러선다.






'나의 내면아이의 결핍이 아이에게 투사되지 않기를...'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무의식에 꽁꽁 묶어 놓은 채 애써 모른 척하며 마주 보지 못했던 못난 나의 모습을 본다.




이윽고 반성해 본다.



글을 쓰다 마주하는 나.

글을 쓰다 깨닫게 되는 것.



그 반성을 곱씹으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멈추지 말고 글을 써야 한다.






오늘 멈추더라도 내일 쓰면 되니까.

후회도 아쉬움도 없이 칭찬해 보자.

나 자신에게.



어설프지만 잘해나가고 있다고 응원을 해주자!

먼저 나에게.




때론 아이가 어른 같고 어른이 아이 같은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겠지.

상상만으로도 흐뭇한 일이다.










미숙한 글쓰기가 계속된다.


그리고


쓰는 삶은 결국 성장하게 되어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  사진출처 : Image by StockSnap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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