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임장의 시간들
월세방을 살 무렵, 먼저 결혼한 친구가 “임장”이란 걸 다닌다 말할 때 도대체 무슨 장을 보러 다니나? 하고 갸우뚱한 적이 있었다. 그만큼 부동산에 대해선 정말 무지했었으니까.
그래서, 부동산 임장이 뭔데?
임장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건이나 사안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직접 나가는 것’. 부동산 임장이란 집이나 토지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변 환경, 교통, 생활 인프라, 개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현장 조사 활동을 뜻한다.
내가 원하는 집을 사려면 사전 조사는 필수. 집을 사기까지 서울과 수도권 내의 수많은 임장을 다니면서, 내가 배운 법칙들을 공유한다.
1. 오래 살 집은 몸이 먼저 안다.
처음 임장을 나갔을 때 나는 지도만을 굳게 믿는
경향이 있었다.
역세권, 브랜드, 연식, 세대수.
모든 정보는 컴퓨터 화면 안에 칼같이 정리되어 있었고, 숫자와 그래프는 명확해 보였다. 그렇기에 나는 ‘좋은 집’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가서 확인만 하면 되는 일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몇 번의 임장을 거치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은, 집은 절대 화면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분명 지도상에선 더할 나위 없이 흠잡을 곳 없는 집처럼 보였다. 다만 실제로 가보면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은’ 동네의 온도차는 극명했다. 차들이 곡예를 하는 것 마냥 위태롭게 내려오는 높다란 언덕 위의 아파트라던지, 입주민들이 서로서로 이중주차한 차를 “걷어내고 “ 차를 빼내는 진풍경이라던지. 낮에는 완벽한 신축 아파트로 보였지만 밤에 가보니 주변이 온통 캄캄한 암흑 같아 버스 정류장까지 혼자 가기도 무서운 단지도 본 적이 있다.
지도에서는 분명히 ‘괜찮은 조건’이었는데, 실제로 맞닥뜨린 내 몸은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연식이 오래되었어도 괜스레 더 편안한 집이 있는가 하면, 집에 막상 들어가 보면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신축도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집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역까지 실제로 걸어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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