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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young Choi Mar 25. 2022

여행 그 자체를 온전히 즐기는 법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여행을 하는 3가지 방법

“아! 꿈과 낭만의 도시. 빠리에 오신 당신은 그러나 큰 숙제가 있지요.

빠리에 왔는데 남들이 다 본 것을 당신이 안 봐서는 안된다는 그런 숙제 말이에요.

남보다 더 보면 더 보아야지 덜 보면 큰일 나니까요. 그렇지요?

개선문을, 꽁꼬르드 광장을, 에펠 탑을, 노트르담 대성당을 그리고 몽마르뜨르 언덕을 찾으셔야지요.

찾아가 보시되 제발, 뒤통수로 보시기보단 앞통수로 조금 더 오래 보세요. “

(홍세화 -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中)


해외여행이 흔하지 않던 시절, 붕어빵같이 똑같은 소위 “패키지여행”이 여행의 정석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우르르 버스에 올라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고,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뒤통수”로 관광지를 더 오래 보고, 다시 관광버스에 바삐 오르는 그 서글픈 촌극.


패키지여행 자체의 효율성도 무시할 순 없지만 단순히 “내가 가본 관광지”를 늘리는 것만이 여행의 목적은 아닐 터. 이번 장에서는 여행 그 자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나의 방법들을 소개하려 한다.




덜 유명한 여행지를 선택하라

크로아티아에서 진정한 휴식을 준 한 작은 마을


왕좌의 게임, 꽃보다 누나 촬영지로 유명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몇 해 전 가을의 두브로브니크는 나처럼 전 세계에서 찾아온 왕좌의 게임 팬들과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분명 두브로브니크는 아름다운 곳이다. 코발트 색으로 빛나는 아드리아 해와 섬을 둘러싼 위풍당당한 하얀 고대의 성벽 등.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브로브니크의 손바닥만 한 길거리를 가득 메운 관광객에 지친 나에게 진짜 휴식을 선사해준 곳은 그 바쁜 도시 옆에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이었다. 크고 작은 요트들이 연초록색 빛깔로 투명하게 반사되는 바다에 정박해있고, 항구 옆에 있는 소박한 레스토랑에서 생선 구이를 맘 놓고 즐길 수 있는. 한적한 마을을 돌다가 지루해질 때면 그저 전망대에 올라가 고요한 아드리아해로 해가 뉘엿뉘엿 지는 모습을 한없이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천국 같은 곳이었다.


많은 이들이 가는 여행지엔 그 이유가 있는 법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에 지쳐 정작 여행에서 찾을 수 있는 휴식과 깨달음의 시간들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많은 이들이 찾지 않는 여행지에서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도 나만의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음식, 사 먹는 대신 해 먹자
자그레브의 어느 저녁, 달마시안 수프(Dalmatinska juha)


나에게 음식은 곧 여행지 그 자체를 의미한다. 달콤한 메이플 시럽 냄새를 맡으며 캐나다 어느 소도시에서 일요일마다 해 먹었던 소박한 브런치를 떠올리기도 하고, 똠양꿍 수프의 새콤한 라임 냄새에 방콕의 카오샨 로드를 추억하기도 한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매일 만찬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음식을 직접 해 먹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선사한다. 슈퍼마켓에 들러 식재료를 고르고, 음식을 직접 요리하는 과정에서 여행지의 삶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싼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에서 음식을 직접 해 먹는 건 저렴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여행지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


누군가는 여행을 즉흥적으로 떠나는 반면, 어떤 이는 이태리 여행을 떠나기 전 고대 로마의 역사 책부터 뒤지기도 한다. 여행 스타일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은 여행에 있어선 진리다. 아는 것 없이 “남들이 가는 곳” 위주로만 여행지 목록을 짜는 건 앙꼬 없는 찐빵 같은 여행에 불과하니까.

공부용으로 내가 추천하는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과 방송 매체는 다음과 같다.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청량한  휘파람 소리 같은 시그널 음악이 특징으로 들으면 누구나 아, 할 정도로 유명한 K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2005년부터 시작한 장수 프로그램으로 특유의 담담한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유명 관광지들을 1인칭 관찰 시점으로 담아낸다. 장수 프로그램이니만큼 방대한 여행지 목록을 자랑하며 홈페이지에 각 도시별로 부제목을 달아놓아 내가 갈 여행지에 맞춰 프로그램을 찾아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Amateur Traveler Travel Podcast(영어)

여행 저널리스트인 크리스 크리스텐슨이 2005년부터 운영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팟캐스트로 실제 다녀온 전 세계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스팟과 해당 여행지에 대한 최신 정보, 꿀팁들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어 청취자들 위주로 만들어져 특히 미국과 캐나다 여행에 대한 지역별 자세한 방송들이 있는 것이 장점이다.


EBS 세계테마기행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모두  법한 EBS 간판 여행 프로그램이다.  2008 2 25일부터 EBS1에서 방송하는 여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지역을  5회에 이르는 분량으로 방송해 테마가  지역에 대한 문화부터 지리,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깊은 정보를 얻을  있다. 위에 있는 KBS “걸어서 세계 으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 관광지를 주로 다룬다면 EBS 세계테마기행은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세계를 만나 온전히 나를 맡기는 일이다. 새로운 세계에 오감을 집중하고 전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그 즐거움을, 당신도 느껴보았으면 한다.




Copyrights © 2022 Sunyoung Choi All rights reserved.

해당 내용과 사진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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