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베를리너
유럽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겨울이 우기다. 여름에는 건조하다가 가을과 겨울이 되면 축축해진다. 오늘은 베를린에서 명품 거리로 유명한 ‘쿠담(Ku’damm)’에 다녀왔다. 정식 명칭은 ‘쿠르퓌르스텐담(Kurfürstendamm)’이고, 보통 약칭으로 쿠담이라고 부른다.
이 대로는 샤를로텐부르크(Charlottenburg) 지역을 중심으로 뻗어 있다. 명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해 ‘베를린의 샹젤리제 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오페라하우스, 극장, 갤러리도 많이 있다.
화창하던 날씨가 불과 3분도 안 되어 장대비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우산을 쓰지 않고 걷는 사람들을 보면 흔히 ‘진짜 베를리너’라고 한다. 평소에는 우산을 든 사람을 거의 보지 못하는데, 오늘 비는 유난히 거세게 내려 우산을 쓴 사람도 많았다. 사람들은 은행 건물이나 버스 정류장에 모여 비를 피했다.
잠깐의 소나기는 베를린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예측할 수 없는 날씨조차도 이 도시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비도 멋지고 베를린도 멋져 보인다. 쿠담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비가 와도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날씨가 이상하게 '베를린'과 어울린다.
쿠담은 내가 자주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차를 가지고 가기에는 주차가 너무 까다롭고 불편하다. 그래서 보통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덕분에 느긋하게 창밖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차 안에서 비 감상은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