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된 수많은 저작권 중에는 나의 것도 있다. 두 편의 음악저작물과 세 편의 미술저작물이다. 저작권이란 창작을 한 순간 바로 생기는 것이지만, 나는 그것을 꼭 등록하고, 등록번호를 부여받고 싶었다.
출산을 경험한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나의 첫아기가 태어났을 때, 그 아이가 나의 핏줄임은 너무나 벅차고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의 고유한 이름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는 날, 부모는 또 다른 충만함을 느낀다. 처음 세 줄, 그리고 네 줄이 된 가족관계 증명서를 나는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받은 등록증 또한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창작의 시간은 길었지만 저작권 등록의 시간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했다. 그러니 저작권이란 오랜 과정 끝에 찾아오는 복잡한 권리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단순한 권리인 셈이다. 같은 미술저작물일지라도, 웹툰 속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지에 따라 등록 유형이 달랐다. 음악저작물의 경우에는 단순히 음악의 종류를 넘어 빠르기, 셈여림, 강약, 전체적인 느낌까지 아주 자세하게 기록해야 했다. 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동안 직접 고민하고 만든 것들이기에, 이를 설명하는 일은 아주 쉬웠다. 마치, 수많은 신생아 울음소리 가운데서도 단번에 내 아이의 울음소리를 알아차리는 일이 엄마에게 결코 어렵지 않은 것처럼.
유아교육 전문가로서, 어린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볼 때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이제 막 놀잇감을 선택한 아이 뒤로 또 다른 아이가 다가와 그 놀잇감을 빼앗는다. “이거, 저 멀리서부터 내가 놀고 싶었던 거야! 너보다 먼저 하고 싶었어. 그래서 내가 놀 거야!” 나름대로 주장하는 아이의 말속에는 놀잇감에 대한 열망이 순수하게 담겨 있다. 그러나 교사라면 안다. 그 아이에게 세상의 약속을 알려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는 것을.
“마음의 순서는 아무도 매길 수가 없어. 먼저 잡은 친구에게 기회가 있는 거야. 그럴 땐 다른 놀잇감을 선택하거나, ‘같이 해도 될까?’ 하고 먼저 물어봐야 해.”
저작권은 나의 경험과 참 닮아 있다. 세상의 악속을 배우는 일은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은 그중 하나다. 아무리 순수한 마음과 열망을 담았다 하더라도 말이다.
비록 마음의 순서는 아무도 매길 수 없지만, 먼저 표현한 이들의 작품을 존중함으로써 창작에는 순서를 매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을 등록하는 것은 이 순서를 문서로 기록하는 일이다. 어쩌면 정말로, 내 마음이 오래전부터 어떤 창작물과 맞닿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다른 것을 창작하거나, 그 사람에게 사용해도 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것이 모두의 마음과 모두의 작품을 지키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