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인 J와 즉흥적인 P의 베트남 여행(6)

베트남 택시 첫 경험

by 슈히

출구를 나서자, 거대하고 푸른 야자수가 우리를 반겼다. 그 아래에는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오, 아름다워! 무슨 꽃일까?'

가까이 다가가 관찰했다. 난생처음 보는 남국의 꽃이었다. 꽃의 빛깔이 곱고, 잎사귀도 숱이 무성해서 참 보기 좋았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하니, 알라만다라는 이름의 꽃이었다. '희망을 가지세요.'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다. 알라만다는 공기 정화 기능 있어서,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이라고 한다. 적정 기온은 18~25도 이상인 환경에서 잘 자란다. 겨울에도 8도 이상을 유지해야만 생존하는데, 다소 예민한 편이라서 키우기가 쉽지는 않다는 설명을 접했다.

베트남 정오는 과연 무더웠다. 낮 최고 기온 34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습하지 않았다. 장마철의 습도 높은 한국의 여름과는 달랐다. 귀남 오빠가 제안했다.

"우리 음료수 한 잔씩 마실까?"

때마침 생과일주스 가게 옆을 지나치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가게 점원과 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바가지요금이었는지 귀남 오빠는 망설였다.

"너무 비싼데......?"

"아무래도, 공항이라서 그런가 봐요. 음료는 이따 다른 데서 사요."

점원은 열심히 호객 행위를 했으나, 우리는 발길을 돌렸다.

귀남 오빠는 택시를 잡기 위해 골몰했다. 스마트폰에서 그랩이라는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으나, 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택시 기사와 통화하며 현 위치를 설명했으나, 수화기 너머 누군가는 소통이 안 되는 눈치였다.

"아, 왜 불러도 택시가 안 오는 거야...... 버거킹이라는 단어도 못 알아들어? 여기 버거킹 앞이잖아! 아니면, 호텔까지 거리가 얼마 안 돼서 일부러 안 오는 건가?"

답답했지만, 손 쓸 방도가 없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할까 생각했으나, 버스 정류장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택시 기사들이 다가와 호객 행위를 했다.

"No, thanks!(아니에요, 고마워요!)"

일단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서 무작정 걸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주차장을 지나는데, 누군가 귀남 오빠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잠시 대화했다. 귀남 오빠가 스마트폰 화면의 택시 요금을 가리키자, 남자는 수락하는 듯했다. 이로써, 협상이 성립됐다.

우리가 탄 차는 흰색의 승용차였다. 일반적인 외형의 택시가 아니었다. 이게 정말 택시가 맞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게다가, 뒷좌석의 안전띠도 고장 나서 불통이었다.

"It doesn't work!(작동이 안 돼요!)"

조수석에 앉은 귀남 오빠가 운전수에게 선불로 요금을 지불했다.

"Changes?(거스름돈?)"

그러자, 현지인은 잔돈이 없는지 우물쭈물했다. 우리는 곧 다른 차로 옮겨 타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 베트남인들이 영어를 전혀 못하니, 소통이 불가능했다.

옮겨 탄 차는 회색의 승합차였다.

'어? 한국 차네!'

반가웠다. 전(前) 차와 마찬가지로 안전띠 불능에 구식이었지만, 분명 한국산이었다. 공항 주차장을 벗어나는 데만 해도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도로에 진입했다.

도로에 한국 자동차가 꽤 많이 보였다. 게다가, 외제차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해외에서 한국 차 보니까, 진짜 반갑다!"

"그러게요. 신기하다!"

"외제차 탄 사람은 대체 얼마나 부자일까?"

"세계 어디에나, 빈부 격차가 극심하죠."

그때였다. 한 무리의 오토바이 부대가 벌떼처럼 날아왔다. 어찌나 많은지, 앞이 안 보일 지경이었다. 쏜살같이 달리는 그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 가슴을 졸였다. 여기선 국민 교통수단인 모양이었다. 심지어 개를 태운 오토바이도 발견했다. 주인의 다리 사이에 얌전히 탄 개를 보더니, 귀남 오빠가 갑자기 소리쳤다.

"우리 뽀엘이 보고 싶어!"

뽀엘이는 귀남 오빠가 키우는 개 이름이다. (다음 화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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