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인 J와 즉흥적인 P의 베트남 여행(7)

리버티 센트럴 호텔 인근에서 첫 끼

by 슈히

교통량이 많아서, 길이 꽤 막혔다. 탄손누트 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 약 40분 소요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동 도중 불안했다. 택시가 원래 흰색 승용차였는데, 왜 갑자기 회색 승합차로 바뀐 건지 설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We paid the taxi fare in advance. Why was the car changed?(우린 선불로 택시비를 지불했어요. 왜 차가 바뀐 거죠?)"

택시 기사와 대화를 시도하려 했으나, 그는 내가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답답했다. 귀남 오빠가 넌지시 말했다.

"이대로 호텔 도착했는데, 기사가 돈을 또 내라고 하면 어쩌지?"

"아까 이미 냈잖아요! 오, 그럼 첫날부터 경찰서 가야 하는 건가요? 안 되는데! 대화도 안 통하는데, 골치 아프잖아요!"

우리끼리 말을 주고받으며 걱정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택시는 목적지까지 안전히 도착했고, 운전수는 트렁크에서 우리의 짐을 친절히 내려줬다. 그제야,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인사할 수 있었다. 심각한 동시에 웃긴 상황이었다.

호텔에 들어가 입실 문의를 하니, 15시부터 입실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14시경이었다. 짐을 보관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랑이 예약한 리버티 센트럴 호텔은 벤탄 시장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숙소였다. 주변에 식당, 카페, 주점, 상점 등이 즐비한 번화가였다.

"일단, 목부터 축이자."

Circle K라는 상호의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한국 제품들이 즐비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서, 한국에서 제조된 상품들을 구비한 모양이었다. 라면, 아이스크림 등의 포장지 겉면에 쓰인 한국어가 새삼 반가웠다.

"오, 여기서 한국 음식들을 만나다니!"

한국 음식들이 다양해서, 혹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인가 의문이 들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미국 기업이라고 했다.

반가움도 잠시, 베트남어가 쓰인 옥수수 음료 한 병을 집어 들었다. 베트남에 왔으니, 베트남 음식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누릴 참이었다. 신기한 점은, 편의점에서 국수를 직접 조리해서 판매했다. 맛보고 싶었으나, 한편으론 제대로 된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었다.

계산대에서는 카드 결제와 현금 결제가 구별돼 있었다.

"카드 결제 잘 되나 한번 시험해야겠어. 음료 내가 살게."

거리로 나와 병에 든 액체를 단숨에 비웠다.

"크, 좋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네요. 자, 이제 점심 먹어요! 어디 가서, 뭐 먹을까요?"

귀남 오빠는 과연, 즉흥적인 P다웠다.

"아무 데나 가까운 곳 가자! 여기 어때?"

배가 고파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기에, 이견 없이 동의했다. 몹시 시장했다. 뭐든지 먹기만 하면, 다 맛있을 것 같았다.

호텔 인근 식당으로 들어갔다. 목욕탕 의자처럼 매우 낮은 플라스틱 의자에 쪼그려 앉았다. 불편했다.

'왜 이리 높이가 낮은 거야...... 베트남인 신장이 이다지도 작은가? 음, 현지인들 보니 작긴 작네. 식사 시간 오래 끌지 말고, 빨리 먹고 나가라는 뜻인가?'

점심 식사 시간이 훨씬 지났다고 생각했으나, 손님들로 부산했다. 옆 좌석에 앉은 현지인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살폈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전혀 정보가 없으니 그냥 그들과 같은 음식을 2인분 주문했다. 술꾼 귀남 오빠는 맥주를 한 캔 시켰다.

"슈히도 마실 거 하나 시켜."

옥수수 음료수를 마신 직후라서 목이 마르진 않았다. 음료를 굳이 또 마시나 싶었으나, 코코넛 음료를 골랐다. 이것도 역시 다른 손님이 마시길래 따라 한 것이었다. 코코넛에 빨대를 꽂아 액체를 들이켰다. 이온 음료처럼 맛이 영 밍밍해서,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뭐든지 경험이고 추억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은 금방 나왔다. 국물과 면발, 고깃덩이, 그리고 어떤 동물의 간 같은 게 사발에 들어 있었다. 국물을 먼저 한 숟가락 떠먹었다. 괜찮았다.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귀남 오빠는 채소를 싫어하는지, 풀에는 영 무관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고수를 상당히 싫어했다. 향이 강해서, 통 못 먹는 듯했다. 안타깝게도, 베트남 음식에서 고수는 늘 빠지지 않았다.

손바닥 만한 가게는 회전율이 좋았다. 직원은 손님들이 떠난 식탁 위의 빈 식기와 잔반들을 치운 후, 슥슥 빗자루질을 했다. 먼지가 일어났다. 오염된 공기가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듯해서, 불쾌했다.

"한국 같았으면, 난리 났다."

귀남 오빠가 중얼거렸다. (다음 화에서 이어집니다.)



27.jpg
27-2.jpg
28.jpg
29.jpg
30.jpg
31.jpg
32.jpg
36.jpg
38.jpg










매거진의 이전글계획적인 J와 즉흥적인 P의 베트남 여행(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