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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영 Nov 13. 2019

라다크 왕국의 수도, 레

히말라야 왕국 레 라다크여행기


 한국으로 초대했던 네팔 직원들 중 라주 남동생의 결혼식 초대를 받았다. 6월, 포카라에서 무더위 속 3일간의 결혼식 피로연까지 마친 나는 레를 여행하기로 했다. 카트만두에서 델리, 그리고 레까지 가는 비행기를 타기로 하였다. 델리까지 가서 하루를 머물고 다음 날 레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동안 인도에 대해 들었던 안 좋은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델리의 이야기라 가기 전부터 많이 긴장하며 델리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 도착하자 도착 비자를 위해 입국심사대 근처에 있는 비자 양 식을 찾아 영어 대문자로 내용을 기입하고 서류를 제출했다. 비자 피 내는 곳에서 2,000루피(한화 약 24,000원)를 내자 바로 90일 비자가 나왔다.


사기로 시작된 인도 여행 

네팔에서 미리 바꿔간 약간의 인도 루피가 있어 심카드부터 구입 하기로 했다.

여권과 비자가 있어야 심카드 구입이 가능하고 심카 드는 다른 나라와 달리 구입 이후 빠르면 3시간, 

어쩌면 24시간까 지 기다려야 한다.

나는 레만 여행할 계획이므로 이곳에서는 적은 금액의 심카드를 구매하고 싶다고 직원에게 말했다.

비용은 900루 피. 잔돈이 없어 900루피 계산을 위해 500루피 지폐 2장을 주었다.

직원은 손을 아래쪽에서 슬쩍 내렸다 올리더니 내가 500루피 한 장 과 100루피 한 장을 주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영어로 여러번 반복하여 500루피 2장을 주었다고 말했지만 막무가내. 억울 했지만 바깥에서 택시기사가 이미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지라 그 냥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델리인들의 사기수법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미 지난 일 어찌하랴. 

델리에서 레(Leh)로 가는 방법은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 는 방법과 육로로 출발해 마날리를 경유하는 버스를 타고 레로 이 동하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시간이 절약되나 비용이 들 며 고산 경험이 없는 사람일 경우 도착하자마자 3,500m의 고도 를 견뎌야 하는 단점이 있다. 육로 이동은 6월부터 9월까지 석 달 남짓만

 열리며 긴 시간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이동할 수 있다. 

다만 15시간에서 길 게는 35시간까지 걸리는 긴 시간의 이동이 힘들 수 있다. 

도착 비자를 받기 위해 델리에서 하루를 자고 나온 나는 인디라공항에서 레까지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인도 공항 입구에서는 군인인 듯 보이는 사람이 일일이 항공권 을 확인하고 공항으로 들여보내고 있었다. 

도착하여 에어인디아 국내선 보딩 창구에 줄을 서 있는데 사람이 많아 아무리 기다려 도 줄이 줄지를 않아 문득 비행기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 이 들어 용기를 내어 앞으로 달려가 표를 보여주며 안 되는 영어로 

서둘러 보딩 티켓을 줄 것을 요구하였다. 

비행기 좌석 예약 시 히말라야 산맥을 보며 가기 위해 왼쪽 창가 좌석을 예약했던 나 는 레까지 가는 내내 바로 발밑처럼 내려다보이는 산맥의 모습에 소리 없는 탄성을 지르며 이동하였다. 

에어인디아는 레까지 가는 왼쪽 좌석을 많게는 3만원에서 적게는 5천원까지 차등을 두어 뷰 가 좋은 좌석을 추가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작은 공항 레에 내려 구닥다리 컨베이어벨트를 구르며 나온 짐 을 챙겨 들고 역 근처 인포메이션 센타에 먼저 들렀다. 델리에서 는 멀쩡히 되던 심카드가 같은 인도인 레에 도착하자 먹통이 되어 미리 예약해 둔 호텔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호텔의 위치를 찾기 힘든 나에게 센터 직원은 호텔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며 약도에 표시를 해 준다. 


그 말을 믿고 밖에 나간 나는 수많은 호객 꾼을 물리치고 군사지역이라 촬영이 금지된 공항을 멀찍이서 몰 래 셀카를 찍고 약 5분 거리를 걸어 나가 버스정류장에 있는 인도 인의 도움으로 레 메인 바자르까지 버스요금 10루피를 주고 호텔 을 찾아갈 수 있었다.


 전날 인도 델리에서 다양한 사기와 힘든 호객에 시달렸던 내게 첫눈에 그곳과는 전혀 다른 인도를 볼 수 있었다. 허술한 약도를 보고 길을 찾는 내게, 만나는 레 시민 모두가 친절하고 소박하게 길을 알려주었다. 


심지어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주러 가는 듯한 젊은 엄마는 아이와 손을 잡고 내가 찾아가는 호텔 입구까지 알려 주고서야 가던 길로 가는 모습에 무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든 호텔은 시설에 비해 다소 비싼 감이 있었으나 호텔 주인인 젊은 네팔인 소누 타망은 레는 군사기지가 있는 곳이 라 다른 지역의 심카드는 사용이 불가하다며 자신에게 예비로 있 던 심카드를 빌려주고는 게다가 있는 내내 써도 된단다. 

게다가 도착하자마자 조식을 먹어도 된다며 식당을 안내해준다. 

투숙하 자마자 조식을 먹은 호텔은 이곳이 처음이며 이후에도 그는 나를 ‘윤지’라고 부르며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되었다.  관심 있으시다면 tsaskaninfo@gmail.com으로 예약하시길.


레 라다크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의 여름이다. 날씨가 온화하고 육로도 열리기 때문인데 대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여행자들로 라다크 전체가 붐비는 시기이기도 하단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그닥 좋 않아 6월 중순의 한가로운 레가 첫눈에 마음에 들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한 지역을 꼭 1주일 이상 있어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레 역시 처음부터 서두르지 않기로 하였다.


아름다운 레의 첫인상                                          

처음 레 공항에서부터 느꼈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은 유난히 맑고 파 란 하늘 덕이 아닌가 싶었다. 

눈에 보이는 산인 듯한 흙산의 모습 에 간혹 빛나는 유난히 길게 쭉쭉 벋은 초록색 나무와 새파란 하늘이 

유난히도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마치 사막 같아 보이는 자신을 죽인 민둥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걷는 내내 그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 없어 연신 셔터를 누르며 사진을 찍어댔다

네팔의 화려하고 인공적인 색깔의 집들과는 달리 이 곳은 흙 본연 의 색을 그대로 살려 집을 지었으며 특이하게도 창틀을 고유의 나 무 조각으로 자연스럽게 깎고 별도의 색을 칠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풍경과 어우러졌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해마다 유입되는 관광객 을 대상으로 한 호텔과 식당들이 들어서면서 레 시가지의 오랜 건 축물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레 왕궁 가는 뒷길의 좁 은 골목이 유일하게 남은 옛 건물이라 하니 안타까웠다.

주변의 이곳저곳을 보려면 아무래도 지도가 필요할 것 같아 메 인 바자르 주변을 돌며 지도가 가장 많은 곳을 찾아 레 라다크 지 도 3개와 잠무카슈미르 지역을 망라한 영어로 된 책을 한 권 샀 다. 영어책은 읽는다기보다 환상적인 사진과 트레킹 루트 등이 구분지어 정리된 것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는데 컬러코팅본이 단 돈 13,000원 정도라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메인 바자르 근처 전망 좋은 카페에 올라가 차분히 지도를 보고 내일은 어디를 다닐 것인 지 계획해 보기로 하였다. 지도를 보니 불교 인구가 많아 레 시내 근방은 물론 근교에도 유명한 곰파가 많고 남걀(Namgyal) 왕조 시대에 만들어진 레 왕궁도 있었다.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았으니 차분히 이곳의 이곳저곳을 보기로 하고 첫날은 갑자기 추워진 밤 의 날씨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이불 2개를 덮고서야 잠이 들었다.


밤사이 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다음 날 아침, 이 지역 특산물인 살구잼을 곁들인 웰빙 조식을 먹고 지 도를 들고 레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레 왕궁의 옛 터 를 보기 위해 메인 바자르로 가서 지도에 표시된 대로 작은 표지판을 따라 이 지역에 얼마 남지 않은 예스럽고 자연스러운 뒷골목 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니 작은 박물관 입구가 나타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인도 전역의 다양한 곰파나 건축물의 사 진과 이름 등이 소개된 전시관이 나왔고 다른 통로를 이동해 가 니 확 트인 전망의 레 왕궁이 나타났다. 

휴일인지라 인도 사람들 도 많이 와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인도 사람 들인지라 그 곳에 있는 내 모습이 특이한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간혹 동양여자와 사진을 찍어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낼모레 50인 아줌마 사진 찍어 뭐할까 싶어 함께 찍어주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탁 트인 왕궁 벤치에 앉아 잠깐의 망상에 빠져 볼 수 있었다. 

한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의 향연을 보며 시간 가는 줄 모 르고 앉아서 한 눈에 보이는 레의 시가지 모습을 감상했다. 인도에 들어서자 네팔에서는 끄떡없던 나의 장에 문제가 생긴 건지, 이곳의 물이 맞지 않는 것인지 며칠 지나자 배앓이가 시작 되었다. 살구와 사과가 주산지인 이곳에서 첫 며칠을 제외한 나 머지 날들은 과일을 입에도 댈 수 없었다.지역 공동체가 만든 좀 싸카페의 살구주스는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었다. 티벳인들이 많이 사는 곳인지라 티벳 식당들이 많이 있었으며 그곳에서는 티 벳 국수인 툭바, 티벳 수제비 덴툭 등 채소나 양고기 닭고기를 베 이스로 한 반죽을 넣은 국물 있는 음식들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나 를 달래준 건 채소 덴툭이었다. 그중에서도 메인 바자르의 움푹 들어간 덴툭집의 덴툭은 최고였다. 거의 매일 2끼를 이 덴툭으로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곰파의 도시, 레 

레는 곰파의 도시다. 

곰파는 수도원과 사찰이 복합된 티베트 불교 건축물을 말하는데 이 지역의 곰파들은 특이하게도 

거대한 바위나, 높은 암벽 위에 많아 그 풍광이 더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위치 상 인도의 끝이며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워 폐쇄적이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종교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은 곰파를 주로 돌 아보기로 했다.



헤미스곰파

레 시내에서 약 1시간을 달리면 오른쪽으로 평 지 위에 우뚝 서서 내려다보는 듯한 곰파가 헤미 스 곰파이다. 

헤미스 곰파는 라다크 지방에서 가 장 큰 불교사원으로 17세기 남걀왕조때 건립되 었으며 매 12년 원숭이해마다 열리는 승려들의 가면 축제로 유명 한데 현재는 매년 늘어나는 관광객 때문인지 매년 6월말에서 7월 사이에 볼 수 있다. 이 가면 축제는 사원설립자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라마승들이 가면을 쓰고 선신과 악신을 무찌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 곳은 레 시내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 정류장에서 내리면 상당한 시간을 걸어서 높은 곳에 위치한 곰파까지 올라야 볼 수 있다. 

입장료는 외국인 1인당 100 루피로 그 어떤 곰파보다 입장료가 높은 편이었지만 사람들이 왜 이곳에 오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아름다웠다. 

현재 이 곳은 이 축제 만을 관람하기 위해 여행 시기를 맞출 정도로 해가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산티 스투파

레 시내 뒤편으로는 야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 명한 산티 스투파가 있다. 처음 며칠을 호텔에서 지내다 긴 여정을 감안하여 메인 바자르 근처 게 스트하우스로 숙소를 옮겼다. 둘째 날 이곳에서 길을 묻다 알게 된 케이팝을 사랑하는 16세 레 소녀들과 산티 스 투파에 가기로 한 약속대로 메인 바자르에서 만나 늦은 오후 스투 파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검색한 바에 의하면 약 30분 정도 걸어 가면 된다고 하였는데 다행히도 숙소가 스투파로 가는 골목에 위치해 있어 조금 걸어가니 금세 큰 길이 보이고 멀리서 하얀 스투 파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린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오르다 보니 어느 새 스투파다. 설산을 배경으로 우뚝 선 하얀 스투파가 오렌지 빛으로 달아오른 일몰의 설산과 함께 보면 그 아름다움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 스투파는 일본의 불교 종파의 하 나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기분 탓인지 약간 일본적인 느낌이 많 이 난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 해가 지기를 기다리는데 7시가 넘어 도 해가지지 않았다. 일찍 돌아가야 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내기 위해 일몰을 포기하고 내려와 인도 사람들의 국민음식인 메기(인 도 라면)를 나눠 먹었다.  



틱세 곰파 

15세기에 건립된 이 곰파는 라다크의 대표 곰파 로 일몰이 아름다운 산티 스투파와는 달리 일출 이 아름다운

곰파로 알려져 있다.

평소부터 가보고 싶었던 곰파여서 이른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 으로 갈 준비를 서둘렀다. 

이곳은 레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20킬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였으며 높은 언덕 위에 흰색 초르텐과 붉은 건물의 모습이 아름다워 엽서나 사진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그 모습 이 크고 웅장하였다.

택시에서 내려 기다리라고 할까 하다 에라 모 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택시를 돌려보냈다. 다른 곳에 갔을 때처럼 기다리는 택시 때문에 마음 졸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택시를 보내고 나니 입구 좌측에 돌탑처럼 쌓인 수많은 마니석이 있었다.

경건한 문구가 마치 예술적인 그림처럼 넓적한 돌 하나하나에 일일 이 새겨져 있는데 그것들이 마치 탑처럼 쌓여있는 모습이 종교가 없는 나에게 조차 경건함을 느끼게 했다.

틱세 곰파 역시 음력 12월 에 2일 간 가면 축제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알치곰파 

레에서 택시를 타고 스리나가르 쪽으로 70km 떨어진 고산 지대에 있는 알치 곰파와 라마유르 곰파를 가기로 하였다. 이 두 곳은 레 시내에서 도 100km가 넘는 멀리 떨어진 곳이므로 혼자서 택시를 타고 다녀오기 부담스러웠던 나는 호텔 주인의 동생이 운 영하는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아 싱가포르 청년과 반나절 쉐어를 하기로 하고 늦은 아침시간에 레 시내를 출발했다. 


10세기 말 린 첸 장포(Rinchen Zanpo) 대사가 건립했으며, 라다크 지역의 다 른 곰파들과 달리 평지에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햇살이 청명한 마을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900년 된 라마교 그림과 벽화 가 그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도 그 보존 상태가 가히 놀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티베트 양식과 결합된 카슈미르 양식이 남아 있는 유일한 사원이라고 하였다. 

알치의 6개 법당에 남아 있 는 카슈미르 양식 벽화들은 정교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이 불화를 잘 모르는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자연스럽게 변색된 색상들의 향 연이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로 견고하였다. 

오래된 프레스코화를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나에게 모니터를 보던 라마승께서 벽 을 보고 가라고 알려주시며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으신다. 

벽화를 보호하고 한편으로 엽서 판매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 곰 파 내부에서의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나 외부의 촬영은 가능 하여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곰파를 나오면 주변에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티벳 장신구나 불교와 관련된 물품들을 파는 곳이 있어 신기하여 구경하였지만 싱가포르 청년 제이슨은 그 무 엇보다도 이곳의 특산물인 살구 일명 애프리콧 주스를 먹고 싶어 하여 곰파 바로 앞에 있는 정원이 예쁜 카페에 들어가 살구주스를 한 잔 씩 마셨다. 


밀크티인 짜이보다 몇 배는 비쌌지만 물 섞지 않 고 살구만 넣어 짠 진한 주스의 맛이 일품이었다.  

라마유르 곰파 Lamayuru Gompa
그렇게 알치 곰파를 떠나 약 1시간 30분 정도 를 택시로 달려 도착한 곳은 레에서 서쪽으로 약 125km 떨어진 라마유르 곰파였다. 

사실 나 는 주변 사람들에게 알치에 대해서만 들었다. 아름답고 볼만한 곳이라고. 하지만 호텔 주인에게 소개받은 에이전 시에서 택시를 주선해주면서는 이왕 갈 거면 알치와 가까운 라마유르까지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추천에 떠나온 여정이었다. 

큰 기대가 없었던 나에게 이곳은 생각과는 달리 정말 좋았다. 

시간 적으로도 일몰이 어스름 다가오려는 뉘엿한 시간에 차로 오르막 길을 한참 올라가는데 오른쪽으로 마치 네팔의 무스탕에서 나올 법한 특이한 모습이 나를 반겼으며 절 입구에서 소액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니 입구에서 수도를 하는 어린 수도승들이 휘파람부 는 연습을 하는지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하고 있었다. 

수도승이라 도 아이는 아이인가보다. 라마유르 곰파를 끝으로 택시를 타고 약 120km를 달려 레 시 내로 돌아오자 저녁이 되었다.


 어느새 메인 바자르의 가스등에도 붉은 빛이 들어오고 그 불빛 아래서 웬 유럽 청년 하나가 우쿨렐 레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렇게 밤에도 낮에도 아 름다운 레에서 신나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 마치 꿈과 같았다.  

“레는 사랑”이라던 말을 떠올리다 게스트 하우스 내 방에서 눈을 뜨면 문 앞에 게스트하우스 여주인 이 준비해준 티포트와 차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이었다. 


지나가 다 마주치는 모두가 “줄레~”라고 밝게 인사하는 인도 안의 또 다 른 인도. 자신을 라다키라고 얘기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공동체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레를 사랑하게 되었다. 

누군가 이곳을 다녀와서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레는 사랑”이라 고. 이곳에 와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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