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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오 Jul 12. 2019

<토이 스토리 4> 가는 세월은 아무도 어쩔 수 없다

[영화]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우디 완전 비호감!”


  영화관에 불이 켜지자마자 한 소녀가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꽤 큰소리로 말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영화를 본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웃음이 났다.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출처 : 다음


  앤디가 아끼는 장난감이었던 우디는 장난감들의 리더로서 <토이 스토리> 시리즈 내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토이 스토리(1995)>에서는 새로운 장난감에 밀려나고 질투심에 눈이 멀어 큰 사고를 저지르지만 그것을 계기로 더 성숙한 장난감이 된다. <토이 스토리 2(1999)>에서는 망가진 자신이 버려졌다고 오해하지만 버즈 덕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앤디의 곁으로 돌아간다. <토이 스토리 3(2010)>에서는 자라서 대학에 들어가는 디와 헤어져 보니라는 새로운 아이를 만나게 된다. 우디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진정한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며, 다른 장난감들도 그런 우디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잘 따른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시리즈 내내 위험천만한 모험의 발단은 우디였다. 그것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다른 장난감들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여태까지 한 경험과 나름의 희생 때문인지, 특히 이번 <토이 스토리 4>에서 우디 자기주장과 고집더 강해졌다. 다른 장난감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오로지 자기만 옳다는 식의 행동을 자주 보인다. 특히 보니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다. 그러니 소녀가 우디를 보고 일갈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출처 : 다음


  영화 속 그런 우디의 모습은 자신의 아이를 향한 애정이 넘치는 일부 부모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아이를 위한다는 일념으로 지극정성을 다해 아이를 돕는 부모들, 그들은 아이가 직접 해야 할 말과 생각과 행동을 대신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일인지 아니면 아이가 원하는 일인지 알 수 없다. 그러다 아이가 자라 자신의 독립적인 세상이 갖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출처 : 다음


  어쨌든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잘 끝났다. 물론 그것에 섭섭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시리즈가 더는 스스로의 흠을 만들어낼 일이 없어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만하면 됐고, 이만큼 하면 됐다 싶다.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어린아이였고 그 이후로 24년이 흘렀다. 나도 나이를 먹은 만큼, 영화 속 우디도 나이를 먹었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 그것을 아주 여실히 느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흐르는 시간은 아무도 어쩔 수가 없는걸. 그래도 비호감은 되지 말!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연출 조시 쿨리

출연 톰 행크스, 팀 알렌, 애니 포츠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출처 : 다음


우리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장난감의 운명을 거부하고 떠난 새 친구 ‘포키’를 찾기 위해 길 위에 나선 ‘우디’는 우연히 오랜 친구 ‘보핍’을 만나고 그녀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한편, ‘버즈’와 친구들은 사라진 ‘우디’와 ‘포키’를 찾아 세상 밖 위험천만한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당신이 기다려온 그들의 진짜 이야기가 공개된다!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 출처 : 유튜브 디즈니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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